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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진보, 아직도 '싸가지'가 문제다

강인식
정치국제부문 기자
다음은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을 복기(復棋)한 『1219 끝이 시작이다』란 책의 한 대목이다.



 “우리가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책에서 그는 “민주주의·인권·복지 같은 진보적 가치를 충분히 중시하지만 막말이나 거친 태도, 과격하고 극단적인 접근을 싫어하는 성향을 ‘태도 보수’라고 말한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태도 보수’의 유탄을 맞았다”는 같은 당 이낙연 의원의 대선 분석에 “핵심을 찔렀다”고 무릎을 쳤다. 맞는 말을 해도 싸가지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며,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반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공개된 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를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로 인해 암살당할 것을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하나 의원은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자고 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들은 “발언의 맥락과 전체 내용을 무시하고 말꼬리 잡듯 표현을 문제 삼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장 의원은 ‘대선불복’이 아니라 ‘부정선거에 대한 불복’이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말장난이다. 지금 대통령 보궐선거를 요구하는 게 대선불복이 아니면 뭔가. 그의 성명서 첫 마디도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한다”였다. 양 최고위원 또한 ‘섬찟한 의도’를 갖고 한 말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여기서 정작 그가 놓친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예의와 품격이다. 가족에 대한 공격은 우리 사회에선 금기다. 부모 얘기를 하면 애들 싸움도 커지는 법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였다”는 양 최고위원의 말은 ‘암살’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순간 그 의미를 잃었다.



 ‘나꼼수’ 멤버 김어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예를 갖춘 문 의원을 “품격의 애티튜드(태도)를 갖춘 대통령감”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오늘, 진보진영에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날도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은 새머리당”이라고 공격했고, 논객 표창원씨는 “(청와대와 여당은)시궁창 쓰레기 같은 자들”이라고 했다. “새누리당도 똑같다”는 말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것도 그만했으면 좋겠다. “누굴 뽑아도 똑같아요”라는 말로 들리니까.



강인식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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