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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철도노조 불법 파업 … 가담 4356명 직위 해제"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한 9일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취소되는 등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전광판에 파업으로 운행이 중지된 열차 번호가 표시되고 있다. [박종근 기자]

9일 서울역 매표소 전광판에는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운행이 축소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하루 종일 켜져 있었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둘러싼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이 오전 9시 시작돼서다. 이날 서울역을 이용한 김시연(32)씨는 “오늘은 타려고 했던 시간대 열차편이 취소되지 않아 예매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코레일 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 4년 만에 다시 벌어졌다. 파업 참가 대상자는 조합원 2만 명 중 필수유지업무 지명자(1만1400명)를 뺀 9860명이다. 파업 참가자 일부와 민주노총 관계자 등 4500명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철도민영화 수순인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계획을 박살내자”고 외쳤다.

 파업 첫날 KTX와 수도권 전철은 일부 연착 구간이 있었지만 평소와 크게 다름없이 운행됐다. 코레일이 사전에 대체인력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대체인력은 열차 운행 경력을 가진 비조합원과 퇴직 기관사, 군 소속 기관사 등이다. 하지만 화물열차는 평시에 비해 47%만 운행됐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도 각각 68%와 76% 수준으로 운행 횟수가 줄었다.

 철도노조는 3일 파업을 예고한 뒤 코레일 임원진과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회사도 “수서발 KTX 문제는 노사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 파업을 예고한 9일이 다가오면서 수서발 KTX 논의와는 별개로 회사가 정부 상한선(2.8%)까지 임금을 올려주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여 서로 체면을 살리는 선에서 파업이 철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노조는 8일 오후 늦게 회사에 “양보안이 있으면 먼저 제안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아무것도 양보할 게 없다”고 대답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임금에 대해서도 회사는 동결을 계획하고 있다”며 “임금을 올리고도 재무개선을 이룰 수 있을 정도로 회사가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2012년 말 기준 코레일은 17조6000억원(부채비율 430%)의 빚을 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다시 밝혔다. 조합원 이익과 연관이 없는 정책 결정을 반대하기 위한 파업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코레일은 이날 파업 가담자 4356명을 직위 해제했다. 또 노조 집행부 194명을 불법 파업 주동자로 판단하고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는 “수서발 KTX 설립에 따른 회사 수익 감소로 노동 조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파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파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서울시도 비상수송대책을 내놨다. 대책에는 지하철 1~9호선에 전동차 16대를 비상 대기시키고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를 집중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파업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 지하철 운행을 평상시보다 하루 4~26회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노조가 “서울시의 비상대책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코레일의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에 함께하겠다”며 18일부터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국토부는 버스 노선연장·증편, 택시부제 해제 등을 통해 출퇴근 교통난을 완화할 계획이다.

 장 대변인은 “철도노조가 14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것으로 봤을 때, 파업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토부와 협의해 승객·화물업계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최선욱·안효성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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