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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칼럼] 다람쥐 택시는 얼마나 나쁜 것일까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며칠 전 여러 신문에 ‘다람쥐 택시’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일정 구간만 왕복하는 택시다. 대중교통이 안 좋은 주택가에서 가까운 전철역까지 오가는 경우가 흔하다. 큰 병원이나 등산로 입구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나흘간 신림동 주택가에서 단속을 벌여 21대의 다람쥐 택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합승을 했고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영업일이 아닌 날에 운행하기도 했다.

 국가나 사회는 다수가 합의해 만든 제도를 바탕으로 움직인다. 질서유지나 공익을 위한 장치들이다. 하지만 이런 틀을 우습게 여기는 이들도 많다. 다람쥐 택시도 규정을 무시하고 영업하다 걸렸다. 탈법은 당연히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열 경찰이 한 도둑을 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수많은 불법행위 가운데 어떤 것부터 대처해야 할까. 중죄부터 다스려야 한다.

 다람쥐 택시는 얼마나 나쁜 것일까. 그에 앞서 이런 택시 영업이 왜 생겨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지역에 마을버스나 시내버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출근시간 버스 정류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택시기사가 절반 정도의 요금으로 지하철역까지 간다고 하자 호응하는 이가 많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었다.

 문제는 여기에 탈법이 끼어들었다는 점이다. 먼저 합승이다. 승객이 원치 않는 합승은 불법이지만 합승에 동의한 경우까지 단속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람쥐 택시 이용자들은 싼 요금으로 전철역까지 빨리 가는 대신 합승을 용인했다. 당사자들이 합의해 사적 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다. 택시 한 대에 여러 사람이 타면 에너지 절약과 환경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 다람쥐 택시를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시민들이 항의했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시민들은 버스를 늘려주지도 못하면서 왜 쓸데없는 단속만 하느냐고 대들었다고 한다.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러면 정확한 수입 신고를 안 하게 되고 세금 탈루도 일어나게 된다. 서울시는 단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이 정도는 우리 현실에서 꽤나 흔하다. 포장마차도 따지고 보면 불법이다. 얼마나 팔고 얼마를 버는지 당국에 신고하지 않는다. 거창하게 말하면 이것도 지하경제다. 하지만 포장마차를 우리 주변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다람쥐 택시도 법규를 어기긴 했지만 사회적으로 큰 해를 끼치는 경우로는 보기 어렵다. 영업허가를 내준 관청은 규정 준수를 내세운다. 작은 잘못을 방치하면 큰 잘못을 다스리기 어렵다는 말도 수긍한다. 그럼에도 다양한 탈법 가운데 다수의 원성을 사는 행위부터 바로잡는 게 순서다. 한밤에 택시를 잡다 보면 열불이 나곤 한다. 승차 거부와 승객 골라 태우기가 여전하다. 화가 나 시청에 전화를 하면 담당 공무원이 몇 안 돼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듣게 된다. 그렇게 부족한 인력으로 시민의 항의를 받으면서까지 다람쥐 택시를 단속해야 할까. 큰 잘못부터 바로잡는 게 한정된 행정력을 바로 쓰는 길이다.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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