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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수수께끼

수수께끼 - 허수경(1964~ )


극장을 나와 우리는 밥집으로 갔네

고개를 숙이고 메이는 목으로 밥을 넘겼네

밥집을 나와 우리는 걸었네

서점은 다 문을 닫았고 맥줏집은 사람들로 가득해서 들어갈 수 없었네

안녕, 이제 우리 헤어져

바람처럼 그렇게 없어지자

먼 곳에서 누군가가 북극곰을 도살하고 있는 것 같애

차비 있어?

차비는 없었지

이별은?

이별만 있었네

나는 그 후로 우리 가운데 하나를 다시 만나지 못했네

사랑했던 순간들의 영화와 밥은 기억나는데

그 얼굴은 봄 무순이 잊어버린 눈(雪)처럼

기억나지 않았네

(하략)


사랑이라면 오이처럼 닭살이나 긁어대는 난데 사랑이 아플 때마다 내게 와 토로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속속들이 곡괭이로 제 속을 파대지 않으니까 말하는 그대로 옳지, 저런, 어째, 이런 추임새나 넣어주는 게 나니까 그것이 어떤 위로가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참 씁쓸하기도 한 것이요, 사람마다 사랑의 그 패턴이라는 것이요, 도통 변할 줄을 모른다는 겁니다. 헌신하다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애는 매번 그 타령이고요, 문어발식으로 여러 다리 걸치다가 여러 남자 단번에 가위질하는 애도 매번 그 타령이고요, 어쩜 그리 매번 모자라거나 넘치는지요. 당신, 당신들이라는 수수께끼. 왜 그때 헤어졌지? 우리 만년 동안은 물어온 것 같은 수수께끼. 그 살[肉] 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 더 배 깔고 누워 문제 풀이에 골똘해야 아하! 명쾌한 열쇠 하나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김민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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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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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