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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국민이 나서야 한다

최형규
베이징 총국장
중국에서 한국 정치를 보노라면 정말 나라가 걱정이다. 베이징에서 양식 있는 한국 분들 만나면 하나같이 얘기한다. “왜 내 피 같은 돈(세금)으로 정치인 월급을 줘야 하는지…”라고. 며칠 전 한 기업인은 ‘일모불발(一毛不拔)’이라며 그 분개를 표했다. 정치인을 위해서라면 솜털 하나도 뽑기 싫다는 거다. 최근 보름간 한국 정치를 보고 한 얘기다.

 11월 23일, 중국 국방부가 이어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포함시킨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 누가 봐도 이어도 분쟁 예고다. 그날 국회는 종일 박창신 신부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두둔’ 발언으로 싸웠다. 새누리당은 ‘망언’이라 했고 민주당은 “경청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신부 발언 문제를 다루는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정쟁은 하되 구한말 상황의 서곡이 될 수도 있는 중국의 조치에 대한 관심, 그리고 국가안위 모드로 국회가 변해야 되는 것 아닌가. 천보 만보 양보해서 이런 일 처음이라 몰라서 그랬다 치자.

 11월 28일, 서울에서 한·중 국방전략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중국 대표는 “방공구역에서 이어도를 못 뺀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도 분쟁을 공식화한 발언이다. 이때 한강 너머 국회에선 뭐 했을까. 새누리당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국회 보이콧을 결의했다. 여당이 국가안위를 위한 비상국회 동의안을 결의하고 야당은 국회 보이콧을 보이콧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11월 29일은 슬픈 날이다. 방공식별구역을 서해까지 확대한다는 중국의 방침이 확인된 날이다. 이어도 분쟁을 서해로 넓히겠다는 시사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두 의원님께서 안철수 신당행 문제로 말다툼이 있었다. 한 의원님께서 “왜 반말하나, 난 3선인데…” 하자 다른 의원님께선 “3선? 나이도 어린X가” 했단다. 비슷한 시각, 중국 TV에서는 현역 군 장성이 나와 황해(서해)와 남해로 식별구역을 확산해 영토주권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일전불사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한국 정치의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날이다.

 12월 2일, 중국이 첫 달 탐사위성을 발사했다. 우주경쟁에서 미국을 따라잡고 일본을 압도하겠다는 게 중국이다. 같은 날 오후 한국 국회에선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특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4자 회담이 열렸다. 결론은 “누가 죽나 한번 봅시다”로 끝났다.

 12월 5일, 미국과 중국, 일본 정치가 장성택 실각 후 동북아 정세 분석으로 가장 바빴던 날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는데 이랬다. 여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 대공수사 축소 반대”를 외쳤고 야당은 실각설을 밝힌 국정원의 ‘꼼수’를 질타했다. 이 정도면 “국회 해산 상황”이라는 김황식 전 총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다. 결국 국민이 나서 정치개혁 하자는 얘기일 거다.

최형규 베이징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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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