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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아베 "기업 임금 올려라" 네 번째 화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출범 1주년(12월 26일)을 앞두고 받아 든 경제 성적표가 초라하다. 아베노믹스가 고비를 맞았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9일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올 3분기 일본 경제는 전 분기와 비교해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1.1%)와 2분기(0.9%)에 견줘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지난 11월 나온 3분기 속보치(0.5%)보다 0.2%포인트 낮았다. 한 달 전 일본 정부가 개괄적으로 파악한 수치만큼 실제 경제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율로 따져 봐도 마찬가지다. 올 3분기 기준 1.1%로 지난달 공개된 속보치(1.9%)와 큰 차이가 났고, 시장 전망치(1.6%)에도 한참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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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경제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재무성은 올 10월 경상수지가 1279억 엔(약 1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9개월 만에 다시 적자다. 경상수지는 상품·서비스 무역과 자본 거래에서 거둔 수익·손실을 따져 계산한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일본 경제는 경상수지 흑자만은 차곡차곡 쌓는 내공을 자랑했다. 공교롭게도 아베노믹스가 시작되며 ‘주식회사 일본’이 월별 적자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료 등 수입이 늘어나며 무역 적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10월 무역수지 적자는 1조919억 엔으로 10월 통계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량이 늘기도 했지만 엔화로 환산한 수입액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아베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엔저’의 부작용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본지와 e메일 인터뷰에서 “경상수지 적자만큼이나 심각한 게 바로 정부 주도의 인위적 경기부양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벽에 난 금을 가리는 벽지”일 뿐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외국 투자가들은 자잘한 변화를 원하는 게 아니다. 일본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워 줄, 건수가 적더라도 굵직굵직한 변화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바로 ‘구조 개혁’을 약속대로 실천하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여전히 ‘작은 일’에 몰두 중이다. 그는 지난 6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임금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월 일본의 명목임금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겨우 0.1% 상승했다. 1% 안팎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압박한다고 기업들이 당장 임금을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구조 개혁조치는 뒤로 미룬 채 애꿎은 기업만 닦달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은 수출이 다시 살아나면서 무역 흑자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9일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 11월 수출은 202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나 늘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7%)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11월 수입은 1684억 달러로 5.3% 증가했다. 이로써 11월 무역 흑자는 338억 달러로 전달보다 27억 달러 증가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11월에 17.7% 증가했고 대유럽연합(EU) 수출도 18.4%나 늘었다. 선진국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중국 상품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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