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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바 가는 길, 다시 하나로" … 흑백 구분 없이 밤샘 추모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8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하우턴가 만델라 자택에 몰린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16일까지 이어지는 추모 기간 중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 등 전 세계 70여 개국 정상급 지도자와 유명인사들이 남아공을 방문할 예정이다. [요하네스버그 AP=뉴시스]

이상언 특파원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서거 닷새째인 9일(현지시간) 남아공 국민은 슬픔 속에서 그를 떠나보내고 있었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10일 공식 추도식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FNB(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추도식이 근래 보기 드문 세계적 행사가 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참석을 확인했다. 살아 있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5명 중 건강이 나쁜 아버지 부시를 빼고 전원이 출동한 것이다. 세계 정상 70여 명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며 9만4000명이 현장에서 추모식을 지켜본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까지 참석을 확인하면서 이 행사가 세계 평화를 되새기는 장으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아공 정부가 요인 경호와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요하네스버그 일대는 삼엄한 경비 속에서 통제되고 있으며 군 병력 1만1000명이 동원됐다. 클레이슨 몬옐라 남아공 외교부 대변인은 “전 세계가 요하네스버그로 모이고 있다”며 국민에겐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하지 말고 각 지역에서 마디바를 추모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도식 프로그램은 비밀리에 조율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특별 연설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공식 추도식은 올랜도·도브손빌·엘리스파크 등 축구경기장 세 곳에서 생중계된다.

 요하네스버그 하우턴가에 위치한 만델라 자택엔 추모 인파가 몰리고 있다. 8일에도 수백 명이 담장을 에워싸고 밤을 지새웠다. 흑인과 백인, 남녀노소,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구분은 없었다. 특히 “아이들이 마디바의 업적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함께 나왔다”는 부모가 많았다. 이들은 함께 남아공 국가를 부르기도 했으며 서로 부여안고 눈물을 흘렸다.

아프라카 전통음악 장단에 맞춰 춤으로 애도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켜켜이 쌓인 꽃다발 더미 속엔 만델라의 인생을 상징하는 물건과 국민의 이별 메시지가 빼곡했다. 만델라의 청년 시절 권투선수 생활을 상징하는 글러브, 1995년 남아공 럭비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순간을 상기케 하는 럭비공도 빠지지 않았다. 수백 개의 촛불 속에서 만델라의 자택은 어둠 속에서 빛났다. 이 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한 백인 여성은 “그의 마지막 업적은 우리를 다시 하나로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일이었던 이날 남아공 전역의 성당과 교회에선 만델라를 위한 ‘기도의 날’이 선포돼 수백만 명이 고인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현지 언론은 특보체제를 유지하며 만델라의 마지막 모습과 장례 일정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임종은 부인 그라사 마셸과 전 부인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위니 만델라가 함께 지킨 것으로 전해진다. 만델라의 오랜 친구로 그의 내각에서 장관을 지낸 반투 홀로미사는 AP통신에 “목요일 밤(5일) 마디바 임종 두 시간 전 그와 작별인사를 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홀로미사는 고인이 인공호흡기 도움 없이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숨을 쉬었다고 강조했다.

 만델라 추모행사는 16일까지 계속된다. 11~13일 국제사절단이 프리토리아 대통령 관저(유니언 빌딩)에 안치된 만델라를 조문한다. 추모기간 중 오전마다 프리토리아 영안실에서 시청까지 만델라의 유해를 실은 운구 행렬이 지나갈 예정이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 달라고 당부했다. 15일 만델라의 고향인 쿠누에서 아프리카 전통방식으로 진행되는 입관식엔 가족과 소수 지인만 참석할 예정이다. 남아공 정부는 “사적인 행사로 치르길 바라는 가족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화해의 날’로 지정된 16일엔 대통령 관저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의 동상 개막식이 거행된다.

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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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