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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국립무용단 '묵향'

현대적 감각의 무대가 돋보인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 중 제5장에 출연한 무용단 부수석 최진욱. [사진 국립극장]
춤이 먼저일까, 무대가 먼저일까.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의 ‘묵향’(6∼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공연 끝나고 로비에서 만난 이들은 대부분 “패션쇼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출자는 스타 디자이너 정구호(51)씨다. 그는 이미 지난해 국립발레단 ‘포이즈’, 올해 국립무용단 ‘단’ 등에서 감각적인 무대를 보여준 바 있다. 최근 다니던 패션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선언을 한 까닭인지, 제대로 두 팔 걷어 부친 듯 보였다. 의상·무대뿐만 아니라 작품 컨셉트·장면 구성·음악까지, 춤 이외 전체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며 ‘아트 디렉터’ 정구호를 각인시켰다.

 일단 전통 공연에서 흔히 봐 왔던 촌스러움은 어디에도 없었다. 4폭의 하얀 막이 뒤 배경은 물론 바닥까지 차지해 정갈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그 위로 장면 전환마다 튀진 않지만 유려한 영상이 쏘아졌다. 안정성과 변주라는, 상충되는 두 요소가 공존했다. 여기에 울긋불긋한 의상까지,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공연 시간 70분은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루했다. 작품은 고(故) 최현 안무가의 유작으로 1993년에 초연된 ‘군자무’를 바탕으로 재창작됐다고 한다. 매란국죽(梅蘭菊竹) 사군자를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에 비유해 각 장마다 변화를 주려 했지만 동작은 엇비슷했고, 춤은 단조로웠다.

 그나마 무용수가 한꺼번에 나와 통일된 움직임을 보여준 마지막 장면이 눈길을 잡았다. 나머지는 그저 화려한 배경에 무용수가 예쁜 점처럼 보일 뿐이었다. 인간의 내음이, 거친 숨소리가 느껴지지 않으니 ‘패션쇼’라고 했던 거였다. 윤성주의 안무는 끝끝내 정구호의 무대를 뚫고 나오지 못했다.

 결국 핵심은 밸런스였다.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그 안의 사람을 돋보이게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온전한 무대로 복무하는 것일까. 국립무용단이 곰곰이 되짚어 볼 지점이다.

최민우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모던하고 세련된 감각, 춤의 부재는 아쉽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디자인 보고 감탄하느라 정작 춤을 볼 수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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