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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된 기업 특허 분쟁, WIPAC이 풀겠다

김철호 교수는 “글로벌 기업 외에 국내 대·중소기업간 특허분쟁도 다룰 계획”이라 했다. [사진 WIPAC]

“국내 기업이 세계화되면서 소송도 세계화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이들을 지원할 제도적 준비가 안돼 있어요. 세계지식재산분쟁조정중재센터(WIPAC·와이팩)가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비영리단체 WIPAC의 설립자 김철호(63) KAIST 경영대학원 책임교수의 말이다.

지난 6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총회와 함께 닻을 올린 WIPAC는 기업간 특허 분쟁을 재판 이전 단계인 중재·조정으로 원만하게 마무리해주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단체다.

국내 고문으로는 이상희 전 과기처 장관, 김영무 법무법인 김앤장 대표, 박상대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이, 명예이사장으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참여했다. 몇달 전 “기업의 세계화 수준에 걸맞게 제도적인 보조도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 교수의 주장에 모두 의기투합했단다. 하버드대 로스쿨 관계자들도 해외이사로 참가한다. 창립총회장에서 김철호 교수를 만났다.

 -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분야다.

 “각 기업들은 특허 계약을 맺을 때 분쟁 조정을 어디서 받을지 계약서에 명기하게 돼 있다. 하지만 국내엔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마땅치 않아 계약서에 항상 외국기관이 들어갔다. 외국에서 하다 보면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보이지 않게 불이익도 받을 수 있다.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이 WIPAC을 계약서에 명기하고 싶다는 뜻을 이미 밝혀왔다. 외국으로 갈 수수료가 국내에서 쓰이는 만큼 법률시장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걸로 본다.”

 - 앞으로 중재·조정 시장이 더 커질 걸로 보나.

 “물론이다. 기업이 재판까지 가게 되면 이기든 지든 적지않은 타격을 입는다. 이미지 손상은 물론이고 기업 내부 정보가 법정을 통해 모조리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 기업들은 최종 판결이 나기 전 비공개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조정이나 중재를 선호한다. 이미 기업간 소송이 마지막 재판까지 가는 건 3% 정도다. 97%의 조정·중재업무를 지원할 기관이 꼭 필요하다.”

 - WIPAC은 한국기관이라 외국기업들이 반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WIPAC은 다국적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전문가 비율을 한국 30%, 영미권 50%, 중국·일본 각 10% 정도로 할당했다. 정부에서도 참가 의사를 밝혔지만 중립성 논란이 일 수 있어 거절했다. 잘못하면 외교문제가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가주도로 만들었는데, 자국 기업이 특허소송 당사자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능했다.”

 -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다.

 “싱가포르는 부수적인 효과를 노려 국가주도로 기관을 만든 거다. 기관이 있는 국가에서 중재업무를 해야하는 데다 전문가들이 필요할 때 세계 각지에서 오다 보니 호텔과 교통 등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위치상 중·일 기업간 특허분쟁에서도 분명히 역할이 있을 거다. 한국이 동북아 특허 허브가 되는 데 일조하겠다.”

 김 교수는 “선진국에 있는 관련 기관들도 기업간 중재업무만 전문으로 할 뿐 지적재산권에 특화된 분쟁 조정 기관은 우리가 처음이다. 앞으로 특허관련 소송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에게 효율적인 분쟁해결의 장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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