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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내 소설 보고 장성택 숙청했을까

“주변 친구들로부터 ‘김정은이 이 소설을 보고 장성택을 위험인물로 판단해 숙청한 거 아니냐’는 농담도 들었지.”

언론인 출신으로 노태우 대통령 시기 정무장관을 지낸 김동익(사진)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6월 장성택의 실각을 주제로 한 소설 『서른 살 공화국』(중앙북스)을 냈다. 최근 반당·반혁명·종파행위로 체포된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 5개월 앞서 제대로 예측한 소설인 셈이다. 김 전 장관은 “내가 북한관련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러 신문기사와 북한경제에 관한 논문들을 보면서 장성택을 주제로 소설을 써봐야겠다 생각했다. 신기하게 딱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문외한도 아니다.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 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쳐 정무장관까지 지내며 평생을 대형 이슈와 함께 살아온 그이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로 벌어질 만한 북한의 권력지형 변화를 지나치지 않게 현실적인 감각으로 추론해 썼다. 소설의 핵심 등장인물들은 김정은과 장성택을 비롯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이다. 줄거리도 김정일 사후 김영철을 비롯한 군부 강경파와 장성택 등 온건파의 정치적 갈등을 주로 담았다. 지난해 말 북한군 핵심인 최룡해와 김영철의 한 계급 강등 후 복귀까지의 뒷배경 등도 썼다. 실각한 장성택이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김 전 장관은 장성택을 북한 군부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봤다. 소설에선 구소련의 개혁·개방을 주도한 흐루시초프(1894~1971)에 비유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장성택의 실각을 ‘장성택 대 최룡해·김영철’의 대결 결과물이 아니라 ‘내각 대 군부’ 싸움의 결과물로 본다. 장성택이 북한군의 별도 예산편성권을 손보려다 군부의 엄청난 반발을 샀고, 결국 실각했다는 시나리오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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