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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제설작업 목표, 감속운행 때 안전 통행


일반 가정에 냉장고가 흔치 않던 시절에도 구멍가게의 아이스케이크통에는 언제나 단단한 빙과류가 가득 차 있었다.

그 비결은 통 안의 고무주머니에 있는데 이 속에서 소금이 얼음을 강제로 녹이면서 흡열반응이 일어나 주위의 하드를 꽁꽁 얼린 것이다. 눈이 올 때 우리가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뿌리는 이유로 흔히들 염화칼슘의 발열반응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염화물 이온들이 눈의 결합을 끊어내며 화학적으로 잘 융해시키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우수한 융설 능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염화물은 예전부터 모든 도로에서 주 제설제로 쓰여왔고 특히 고속도로의 경우 과거에는 모래와 혼합해 뿌렸지만 최근에는 소금을 염화칼슘 용액에 적셔서 살포하는 습염 살포방식으로 제설작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눈이 어느 정도 쌓인 후에 모래 살포를 시작하다 보니 일부 구간에서 압설이나 결빙으로 인해 몇 시간씩 교통이 두절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습염을 눈이 내리자마자 실시간으로 살포함으로써 노면이 금방 습기상태로 변해 자동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고속도로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제설작업 기준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고 예전보다 노면 상태가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강설 초기에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해 이용객들의 요구에 따라가려다 보니 과다하게 제설제를 살포하며 작업을 시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매년 증가하는 제설제 사용량은 도로파손 등의 경제적 손해는 물론 고속도로 주변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제설제 사용량 절감을 위한 국민적 인식과 사회적인 합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제설작업의 목표는 역량을 갖춘 운전자가 기상조건에 따라 감속운행을 해 안전한 통행이 가능한 정도여야 한다. 눈이 내리는데 평소대로 주행을 하고 급제동 할 수 있을 정도의 제설작업을 요구하는 건 과욕이다.

또 다중 추돌사고의 경우 단 한 명의 미숙한 운전자 때문에 도로에 차량이 정차하게 돼 뒤따르는 차량에 의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임에도 이를 도로 전체 제설작업의 문제로 확대하는 사회적 인식과 여론도 개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제설작업이라 하면 도로바닥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 인식부터 불식시켜야 하며 눈길에도 아랑곳 없이 달리다가 사고를 내는 운전자에 대한 안전의식 제고가 우선 시급하다. 모든 운전자들이 자연재난 앞에서 운행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을 인식하고 안전의무를 다해나가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 겨울철 교통사고를 줄여나갈 수 있다.

김대진 한국도로공사 도로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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