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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뜨개질로 뜬 모자, 어린 생명 살린다니 뿌듯해요"

온양한올중학교 염금자 교사와 방과후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뜨개질을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코 한 코 뜨개질을 해서 완성한 모자가 따뜻한 체온을 나누고 어린 생명을 살린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마음까지 푸근해져요.” 지난 4일 오후 4시. 온양한올중학교(교장 권영일) 2학년 2반 교실에는 30여 명의 여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뜨고 있는 것은 알록달록한 색깔의 작고 앙증맞은 털모자. 올해 처음 방과후수업으로 신생아 모자 뜨기 반을 개설한 염금자(48)교사는 매주 수요일마다 두 시간씩 학생들과 함께 뜨개질을 하고 있다.

“평소 봉사단체에 관심은 많았지만 지난해까지 3학년 담임을 맡아 입시 부담 때문에 여유가 나질 않았어요. 올해 2학년 담임을 맡으며 가정과목과 연계한 특기적성 방과후수업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 시즌7’에 참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학생들과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는 의미로 뜨개질을 시작했어요.”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30명 정원의 방과후수업에 100여 명의 학생들이 몰려 반별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추려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학생들은 동영상 교육을 통해 자신들이 만든 모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게 됐고, 신생아 모자 뜨기에 필요한 전용 털실도구 키트를 각자 구입해 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매주 수요일마다 두 시간씩

국제구호개발 NGO 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서 진행하는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들의 체온 조절과 약한 면역력으로 인한 감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모자를 떠서 전달하는 참여형 캠페인이다. 단순한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에서 벗어나 후원자들이 직접 시간과 정성을 들여 모자를 완성해 참여하는 기부 문화로 정착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염 교사는 기본 가터뜨기로 겉뜨기만 배우면 손쉽게 모자를 뜰 수 있어 수업이 가능했다고 한다. 뜨개질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길쭉한 바늘에 86개의 코를 잡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 실을 풀었다가 다시 뜨는 일이 잦았지만 염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 둘씩 모자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더운 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털모자가 왜 필요하냐고 묻던 학생들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뜬 모자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아요.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도 더 진지해졌다는 것도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신생아에게 모자를 씌우고 포대기로 감싸 안으면 조산아로 태어난 아기도 따뜻한 체온과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에 맞춰 호흡을 하며 마치 인큐베이터에 있는 듯 생명의 힘을 키울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은 한 줄 한 줄 물결무늬가 늘어가면서 모자가 완성돼 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체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이 만든 신생아 모자.
“뜨개질 하면 집중력에 도움”

처음으로 뜨개질을 배우게 됐다는 조하얀(한올중 2)양은 “모자를 다 뜨고 나면 목도리까지 떠서 선물하고 싶다”며 “작은 정성이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고 수줍게 소감을 말했다.

벌써 두 번째 모자를 뜨고 있다는 유은정(한올중 2)양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뜨개질을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를 느낀다”며 “방과후수업은 신생아의 생명을 살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전일우(한올중 3)양은 “예전부터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며 “이렇게 사랑 나눔을 실천할 기회가 생겨 정말 반갑고 시간과 정성을 들인 만큼 아기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뜨개질해 완성한 모자는 지난달 학교 축제 기간에 쿠키 판매로 모은 20만원의 수익금과 함께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에 보내졌다. 더불어 학생들의 모자 뜨기는 자원봉사활동으로 인정돼 봉사점수를 받지만 만 몇몇 3학년 학생들은 자원봉사와 상관없이 모자 뜨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염 교사는 “뜨개질을 하면 집중력이 생기고 마음이 차분해져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며 “자신이 뜬 모자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즐겁게 뜨개질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예쁘다. 앞으로도 방과후수업을 통해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나갈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toj@joongang.co.kr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코리아=한국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한 해는 1953년이다. 한국전쟁으로 생긴 수 많은 전쟁고아와 미망인들을 구호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미국·영국·캐나다·스웨덴 등이 한국지부를 창설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구호 대상국이었던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이제 수혜를 받았던 국가에서 벗어나 세계 여러 지역에서 도움을 주는 회원국으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 24개 사업장은 물론 아프리카 말리, 동남아시아 라오스, 네팔, 캄보디아 등의 사업장에서 약 200여 명의 직원들이 아동 권리에 기반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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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