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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이웃집] 프로그래머 출신이 만든 디저트, 왜 이리 감성적이지

디저트는 밥 다 먹고 마지막에 먹는 걸로 생각한다. 하지만 디저트를 메인요리로, 혹은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유명 요리학교인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출신 이현희(35) 셰프가 2011년 문을 연 디저트리다.



이현희 셰프의 신사동 단골집

 “여긴 디저트 카페가 아니에요. 굳이 분류하자면 디저트 바(bar)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요.”



 이 셰프는 "디저트리는 커피가 주인인 여느 카페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라고 강조했다.



 디저트가 주인공이라 맛을 반감시킬 수 있는 음료는 메뉴에서 다 뺐다. 커피는 우유나 시럽이 들어가지 않는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두 종류만 판매한다. 반면 차는 홍차와 허브티 등 9 종류를 갖춰 놨다. 입을 깔끔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문 여는 시간이 오후 2시로 늦은 것도 디저트 바라는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커피 마시는 김에 생각나면 디저트도 곁들이는 게 아니라 디저트를 먹기 위해 일부러 찾는 곳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어 이 시간에 문을 연다는 거다.



 디저트 바라는 설명에 걸맞게 디저트리에 가면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스시집에서 초밥 만드는 걸 볼 수 있듯 바에 앉으면 주문한 디저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디저트리에서는 만들어 놓은 디저트를 파는 게 아니라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만들어 서빙한다.



 즉석에서 요리를 하는 부담이 없을까.



 이 셰프는 “필요 이상으로 더 깔끔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하고 재료에도 신경이 더 쓰이지만 숨길 게 없으니 상관없다”고 말했다.



 레시피가 공개되는 것도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재료와 양, 조리법이 같다고 결코 똑같은 맛이 나오는건 아니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 셰프는 “제과 분야는 버터나 크림 하나를 다른 브랜드로 써도 확 맛이 달라질 만큼 재료 영향이 굉장히 크다”며 “레시피는 하나의 참고자료일 뿐 직접 만들고 연구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렇게 확고한 요리철학을 갖췄으니 처음부터 이 길로 들어섰을 것 같지만 사실 그는 은행 전산팀에서 근무하던 프로그래머였다. 3년차일 때 덜컥 사표를 내고 프랑스 요리학교로 유학 가겠다고 부모에게 선언했다. 그렇게 28세 때 불어 한마디 모르는 채로 파리에 갔다.



 “제과를 배우긴 했지만 처음부터 디저트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학교를 마칠 즈음 인턴 정보라도 얻을까 싶어 잡지를 많이 봤는데 거기에 디저트에 대한 내용이 많더라고요. 그때 디저트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국내에선 제과와 제빵을 구분하지 않지만 프랑스에선 두 분야 구분이 확실하다. 밀가루를 발효시킨 반죽을 이용해 빵을 만드는 사람이 제빵사고, 발효시키지 않은 반죽을 굽는 사람 등이 제과사다.



 이 셰프는 “제과에도 아이스크림만 전문으로 하는 글라시에, 초콜릿만 다루는 쇼콜라티에 등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다”며 “이렇게 세부적으로 나눠 연구하기 때문에 그 분야 장인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귀국 후 가게를 내고 디저트 코스 메뉴를 선보이니 부담스럽게 생각하더라”며 “값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당당했다. 코스를 도입한 건 디저트도 순서에 따라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가격은 그만큼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이라는 거다. 결국 그 판단은 고객이 하겠지만 말이다.





셰프의 이웃집



신사동·압구정동은 이현희 셰프가 대학 시절 많은 시간을 보낸 장소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아는 사람만 오는 골목길에 가게를 낸 것도 이런 경험 때문이다. 그 시절 자주 가던 카페와 식당은 다 없어졌지만 새로 발견한 신사동 맛집 5곳을 소개한다. 특히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난 셰프들이 어떤 요리철학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더 믿고 찾는 단골집들이다.



디저트리의 `사과케이크와 레몬·유자 소르베`


디저트리(DESSERTREE)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플레이팅 디저트(Plating Dessert·접시 위에 꾸민 디저트) 바다. 디저트와 이현희 오너셰프 성을 합쳐 이름을 만들었다. 동시에 가지 많은 나무처럼 다양한 분야의 디저트를 제공한다는 중의적 표현도 담고 있다. 열린 주방 앞의 바 테이블에 앉으면 주문과 동시에 눈앞에서 디저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제철 과일과 최고급 초콜릿·유제품 등을 사용해 남다른 품격의 디저트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 사과케이크와 레몬·유자 소르베(1만4000원), 단호박수플레와 다크럼이 첨가된 밤 아이스크림(1만5000원)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3-7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후 2~11시(일요일 휴무)

좌석 수: 12개

주차 여부: 발레주차(2000원)

전화번호: 02-518-3852



② 하루



대표 메뉴: 메밀국수(7000원), 돈가스(7000원)



추천 이유: 압구정 로데오거리 인근에서 하루를 모르면 간첩. 메밀로 유명하지만 돈가스도 일품이다. 일본식 돈가스집이 별로 없던 시절부터 일본 방식으로 만들어 왔다고 한다. 옛날 맛이 주는 정겨움에 더 자주 가게 된다. 포장도 가능하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663-9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전 11시40분~오후 4시, 오후 5~11시(명절만 휴무)

좌석 수: 43개(룸 없음)

주차 여부: 주차장 없음

전화번호: 02-514-5557



③ 양식당 더램키친



대표 메뉴: 양갈비구이(250g·2만6000원), 카레볶음밥(8000원)



추천 이유: 가로수길에 분점이 생겼지만 난 항상 논현동 본점으로 양갈비를 먹으러 간다. 세팅이 깔끔하다. 후추만 뿌린 양갈비를 최고로 맛있게 먹을 수 있게 구워 준다. 독특하게 토르티야에 양파, 백김치를 싸서 먹는데 두 개의 특별 소스는 감칠맛을 더해 준다. 식사 메뉴로는 비비국수와 양볶음밥이 있다. 양기름에 볶은 카레 양볶음밥은 마약처럼 중독될 수 있으니 주의. 구매하거나 코키지한 와인을 같이 먹을 수 있는것도 장점.



주소: 강남구 논현동 95-4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1시, 공휴일·일요일은 오후 6~10시(명절만 휴무)

좌석 수: 24개

주차 여부: 발레주차(3000원)

전화번호: 02-542-9283



④ 톡톡



대표 메뉴: 햄버거스테이크(2만4000원), 존도리(1만3000원·점심엔 9000원)



추천 이유: 이미 너무 유명하지만 추천을 안 할 수 없다. 저녁보단 점심에 자주 간다. 아스파라거스 샐러드와 햄버거 스테이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런치 메뉴다. 달고기라는 생선을 요리한 존도리도 빼놓을 수 없다. 계절 메뉴를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새 메뉴가 가득하다. 오너셰프인 김대천 셰프가 직접 빵도 만드는데 웬만한 빵집보다 맛있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6-6 로데오빌딩 3층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3시, 오후 5시 30분~밤 12시(명절만 휴무)

좌석 수: 50개

주차 여부: 발레주차(3000원)

전화번호: 02-542-3030



⑤ 이치에



대표 메뉴: 모둠 사시미(소·5만8000원), 창코나베(2만9000원)



추천 이유: 역시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압구정 이자카야집. 고등어볶음밥 같은 일본 가정식 메뉴도 있어 늦은 저녁을 가볍게 먹고 싶을 때 자주 간다. 톡톡과 마찬가지로 계절메뉴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바 테이블에 앉아 셰프가 추천하는 메뉴만 먹어도 만족스럽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6-7 2층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후 6시~밤 12시(일요일 휴무)

좌석 수: 50개(룸 1개)

주차 여부: 발레주차(3000원)

전화번호: 070-4273-4087



⑥ 차콜로



대표 메뉴: 필리치즈스테이크버거(세트 2만900원, 단품 1만5400원), 차콜로플레인버거(세트 1만4300원, 단품 8800원)



추천 이유: 나의 베스트는 언제나 차콜로플레인버거다. 차콜에 구운 육즙 가득한 패티는 특별한 소스가 필요 없는 최고. 계란프라이, 세서미 소스가 올라간 샐러드를 곁들인 햄버거 스테이크도 자주 먹는다. 감자튀김을 시키면 함께 주는 마늘 튀김도 매력적이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4-12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9시, 금·토요일은 오후 11시까지(명절만 휴무)

좌석 수: 62개(룸 없음)

주차 여부: 발레주차(2000원)

전화번호: 02-515-3983





셰프의 대표 메뉴

단호박 수플레






이현희 셰프가 올겨울 단호박을 넣어 새로 선보이는 수플레. 수플레는 ‘부풀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따뜻한 디저트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더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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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단호박 수플레 만들 때 마지막이 가장 중요하다. 오븐에 굽기 전 준비한 재료를 수플레 용기에 평평하게 담은 후 용기 가장자리를 반드시 손가락으로 돌려야 한다. 구울 때 수플레가 부풀어 오르는데, 부풀어 오르는 길을 만드는 작업이다. 또 재료를 수플레 용기에 넣을 때 절반가량만 채운 뒤 호박 퓌레 덩어리를 넣고 마무리하면 단호박 맛을 좀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글=심영주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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