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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돈 썼으니 중간광고 허용해 달라" 지상파, 정부에 억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부에 “KBS수신료를 올리고 중간광고, 다채널방송(MMS)을 허용해 달라”며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방송협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 정책에 따라 2조2000억원을 자비로 투자해 디지털 전환을 했다”며 “정부가 당초 약속한 지원을 하지 않아 오늘날 위기에 처했으며, 디지털 전환의 공은 정부가 갖고, 우린 이용만 당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자기 시설 투자 비용

 협회는 이 ‘약속’의 근거로 ‘지상파 디지털 전환에 관한 특별법’을 들었다. 법 11조는 ‘지상파 사업자의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고려해 수신료 및 방송광고 제도 등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회는 이 법이 올해로 일몰 폐지됨에 따라 정부가 당초 약속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간광고, 다채널서비스’ 등 그간 지상파가 정부에 요구해 온 일련의 정책을 조속히 허용하라는 제안을 했다.



 정부는 그러나 협회의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상파 디지털 전환 업무에 참여했던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지상파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썼다는 2조2000억원은 대부분 자신들의 시설투자 비용인데, 이걸 정부가 물어달라는 선례는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이 지상파 디지털 전환에 2조9000억원, 미국이 3조2000억원을 지원했다는 협회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재정 지원은 대부분 시청자의 디지털TV 구매 비용이지 지상파 방송사에 준 것이 아니다”라 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지상파에 재정적 지원 약속을 했다는 협회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은 노무현정부 당시 정부와 지상파가 자발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 시설투자에 2조원을 넘게 쓴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작 시청자를 위해 쓴 돈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미래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디지털 전환을 위해 2008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47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여기에는 저소득층의 디지털TV 구매 보조금(가구당 10만원)과 공시청 설비 개선, 전환 시범사업, 홍보 비용 등이 포함됐다. 시청자나 저소득층을 위해 MBC와 SBS가 별도로 추진한 사업은 거의 없었다. KBS의 경우 난시청 해소를 목적으로 ‘디지털 시청 100% 재단’을 별도로 만들어 시청 설비개선 사업을 벌였으나, 이 부분에 투입된 자금은 2012년 78억8000만원, 2013년(10월까지) 7억원 등 총 85억여원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 비율은 국민 10명 중 1명꼴도 되지 않는다. 미래부 관계자는 “2012년도 기준으로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 비율은 7.9% 에 불과한 실정이며,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봉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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