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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기준금리 인하 논란에 쐐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비(非)은행 금융협회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작은 시간문제다.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시장) 금리 인상이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작 시간문제 … 그 결과는 금리 인상"
낮은 물가에 디플레이션 우려
일각서 '적극적 통화 정책' 제기
금리인하 효과 회의론 크고
정부와 '금리 갈등설' 차단



 2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보험·증권·카드 등 비(非)은행 금융협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얘기다. 김 총재는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 도움이 되는 부문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를 푸는 양적완화를 조기에 축소할 경우 금융사들이 들고 있는 채권 값이 떨어지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을 수 있으니 미리미리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다른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기준금리 인하 논란을 일축하는 발언이라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기준금리 인하론의 전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더뎌져 양적완화가 예상보다 오래 갈 수 있고, 저(低)물가 상황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한은에 금리 인하 등 ‘적극적 통화정책’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를 곧바로 부인했다. 최근 열린 금융통화위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순원 금통위원은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경기 판단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낮은 물가 상승률과 그에 따른 디플레이션(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0.9% 올라 9월 이후 석 달째 ‘0%대’에 머물렀다. 한은은 물가가 적당히 오르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다. 경기가 너무 뜨겁게 달아오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차갑게 식지도 않게 하기 위해서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5~3.5%가 목표 범위다.



 목표치에 훨씬 못미치는 저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한은은 예외적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원유와 농산물 값 안정 등 공급 측면, 정부의 무상보육·무상급식 등 일시적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달 김중수 총재는 “10월 소비자물가가 0.7% 올랐지만 유가·농산물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6% 상승했고, 무상보육·무상급식 등의 효과를 감안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1%”라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이 번번이 빗나가는 것도, 금리로 대응할 여지가 없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라는 얘기다.



 하지만 다른 시각을 가진 곳들도 있다. 김 총재의 ‘친정’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표적이다. KDI는 지난달 ‘최근 물가 상승률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낮은 물가 상승률은 수요 측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KDI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은 1998년 이후 평균(2.9%)보다 1.7%포인트 낮다. 이 중 절반 정도는 내수 부진으로 수요 압력이 낮아져 생긴 것이란 분석이다. KDI는 또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범위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내년 물가상승률을 2.5%로 제시한 반면 KDI는 2% 정도로 보고 있다.



 금통위도 이런 지적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열린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학계와 시장 일부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16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버블 붕괴 후 디플레이션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고 당장 금리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급한 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로선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살리기 법안과 예산안 통과에 진력을 다해야 할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 상태인 만큼 금리를 낮춰도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생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화할 내년 이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의해 대내외 금리차가 변화하는 경우에도 국내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통화정책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오히려 금리를 좀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체감경기와는 달리 경기가 확장 기조로 돌아선 건 지난해 말 이후”라면서 “내년 이후 경기가 다시 꺾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 금리를 올려 인하 여력을 확보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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