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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생기 잃어가는 한국 바둑 … 스포츠 인정해야 맥 산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녀 페어에서 금메달을 딴 이슬아(왼쪽)와 박정환. 바둑이 국제 체육계에서 인정받으려면 국내에서 스포츠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중앙포토]

이해준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바둑에 걸린 금메달 3개를 석권했다. 이슬아(22) 3단은 깜찍한 외모 덕분에 인기 스타가 됐다. 활력을 잃어가던 바둑계에 잠시 햇볕이 들었던 시기다.

 스포츠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면서 국제적으로 바둑·체스·브리지 등 마인드 스포츠를 올림픽 종목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에서는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 대회를 개최해 바둑·체스 등 5개 종목에서 두뇌스포츠의 제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일본과 더불어 세계 바둑의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에서는 바둑을 본격적인 스포츠로 육성하려는 인식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을 정식종목에서 제외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바둑계에서는 “광저우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면 바둑이 아시안게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정하지만 개최국에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면 결과가 바뀔 수도 있었다. 우슈(종주국 중국), 공수도(일본), 세팍타크로(말레이시아), 카바디(인도) 등이 인천 대회 정식종목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바둑이 빠진 게 더 아쉽다.

 바둑에 대한 홀대는 전국체전에서도 마찬가지다. 바둑은 2003년 전국체전부터 동호인 종목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11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바둑계는 2001년부터 바둑의 스포츠화를 추진해 2006년 시·도협회를 설립하고, 2009년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되는 등 조직을 정비했지만 전국체전 정식종목 승격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대한바둑협회는 지난달 체육회에 ‘내년부터 바둑을 소년체전 및 전국체전에 시범종목으로 채택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하며 다시 한번 문턱 넘기에 도전했다. 차재호 바둑협회 사무국장은 “시범종목으로 격상돼 바둑의 역량을 인정받은 뒤 2~3년 뒤 체전의 정식종목이 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범종목으로 채택돼야 초·중·고·대학에 바둑 특기생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차 국장은 “체전 종목이 늘어날 경우 시·도체육회는 선수 및 팀 육성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바둑은 시·도체육회의 큰 도움 없이 자체 역량으로 팀을 운영할 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대한체육회는 4일 전국체전운영평가회를 연다. 이후 전국체전위원회를 거쳐 내년 초 이사회를 통해 2014년도 소년체전 및 전국체전 종목을 결정한다.

 전국체전의 규모를 올림픽을 기준 삼아 줄인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충분히 일리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너무 획일적으로 이뤄져서는 곤란하다. 한국 바둑 인구는 700만 명에 이른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이다. 컴퓨터 게임에 과몰입한 청소년들의 여가선용으로도 권장할 만하다. 작은 정책 지원으로 체육·문화·교육 등 여러 면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바둑이다.

이해준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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