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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스킨십 경영' 10년 … 이익은 4배, 빚은 3분의 1로



정지선(41·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좀처럼 외부에 잘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40대 초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은둔형 최고경영자(CEO)라는 말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정작 그룹 내에선 다른 이미지다. 한 달에 한 번은 일선 현장의 직원들과 술잔을 부딪치며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는 스킨십 경영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그룹 매출 5조 → 11조로 성장
백화점 고급화로 승부수
패션·급식 등 신사업도 확대
직원들과 10년째 소통 회식
현장 직원과 매달 정기 모임
회사의 미래·경영 함께 고민



 지난달 4일에도 경인지역 점포에서 근무하는 부장~사원급 직원 40여 명과 함께 부산을 찾아 반나절을 보냈다. 이들은 ‘주니어보드’라는 소모임 소속이다. 이날 저녁엔 이들을 포함해 부산점 직원들과 회식 자리를 가졌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부산점 직원 60여 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고 술잔을 건네며 “먼 곳에서 일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왔다. 여러분들의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안다. 나를 믿고 회사를 믿어 달라. 꼭 여러분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1년에 12차례 같은 직원들을 만나는 월례 직원 미팅을 2003년 그룹총괄 부회장을 맡았을 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 얼굴을 맞댄 직원들이 한 해 평균 40여 명. 10년이 지난 만큼 적어도 400여 명의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이가 된 셈이다. 이처럼 고객 못지않게 일선 직원들의 자긍심을 챙기는 그의 경영 방식은 고스란히 성과로 돌아왔다.



 정 회장이 경영을 맡은 지 10년 만에 그룹 매출은 2003년 5조1148억원에서 지난해 11조2200억원으로 약 100% 성장했다. 경상이익 증가율은 더욱 가파르다. 2003년 2009억원에서 지난해 8776억원으로 약 337% 급증했다. 반면 경영 일선에 나서기 전 150%대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3분의 1 수준(46.4%)까지 확 끌어내렸다. 국내 백화점 업계 최저 수준이다. 핵심 부문인 백화점의 경우 업계 2위를 공고히 다지며 순항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정 회장이 매장은 물론 화장실 등 편의시설까지 일일이 챙기며 지난 8월 확장을 마친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다.



 새 단장한 이후 3개월 만에 매출은 전년 대비 27.8% 늘었고, 특히 명품 매출 신장률은 무려 72%에 달한다. 특히 정 회장의 과감한 브랜드 입점 전략도 한몫했다. 무역점엔 국내 최초로 세계 정상급 브랜드가 50여 개나 새로 입점했다.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카메라 라이카와 핫셀블라드, 최고급 오디오인 골드문트 등이 포함됐다. 일부 임원들이 우려를 표했을 때에도 “실패를 두려워 말고, 백화점다운 최고의 브랜드를 고객에게 선보여라”며 담당 바이어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무역점을 올 8월 리뉴얼해 재개점한 이후 석달만에 VIP고객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늘고, 구매고객 중 지난해 한 번도 무역센터점을 찾지 않았던 고객이 24%나 된다는 사실에 고무돼 있다.



 백화점 외의 사업 부문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달 중순엔 그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현대홈쇼핑 홈페이지를 정 회장의 지시로 전면 개편한다. 국내 최초로 반응형 앱 기반을 도입했다. 고객 각각의 모니터 크기에 맞춘 최적화된 화면이 자동으로 나온다. 상품 사진 해상도도 기존 인터넷몰의 1.7배다.



1조3000억원 규모의 식자재 업체 현대그린푸드의 해외 급식 시장 공략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UAE지역에 급식을 시작한 것을 비롯, 쿠웨이트·중국 등 해외 급식만 하루 4만 식을 공급한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급식 부문은 올해 지난해 대비 1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구업체 리바트는 올 6월 경영권 인수 이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9% 늘었다. 현대백화점 그룹 관계자는 “가구업계 불황 속에서도 효율 경영이 정착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인수한 패션업체 한섬은 발리·MM6·제임스펄스 등 신규 브랜드 판권을 속속 확보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판교 복합쇼핑몰과 김포·송도 아웃렛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는데도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1조6000억원에서 올해 1조700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며 “튼튼한 기초 체력을 토대로 계속 신사업을 물색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복안”이라고 덧붙였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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