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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치 재편" 외친 날 … 정치 전면에 나선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왼쪽)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해 공식적인 정치세력화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에 앞서 민주당 가톨릭신도회 소속 의원들이 개최한 국회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 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창신 신부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미사에서 한 사제의 강연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를 한다는데, 아마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전 세계 가톨릭의 공분을 살 일”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뉴시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한국 정치의 ‘재편’을 선언했다. 그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치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신당 실험 공식화
"내년 지방선거 책임있게 참여"
대선 이후 제3당 출현 이례적
'1인 명망가 정당' 극복이 과제



 이어 안 의원은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며 “우리는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자 개방적인 논의 구조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지방선거에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며 “당연히 지향점은 창당”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불참했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도 참여해 민주당과 차별화했다.



 한국 정치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에 도전한 제3 세력의 출현이 처음은 아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92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 97년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국민신당, 2007년 문국현 당시 유한킴벌리 사장이 만든 창조한국당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정당의 특징은 창당 시기가 대선 직전이었다는 점이다. 특정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명망가 정당’의 길은 늘 단명했다.



 ‘안철수 신당’은 이런 정당과 창당 타이밍에서 차이가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민컨설팅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과거 제3정당은 대선 이후 후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생존하지 못했는데 안 의원은 여전히 일정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새누리당은 38%, 안철수 신당은 27%, 민주당은 12%를 기록했다. 안 의원 측 인사는 “과거 제3정당과 달리 지금은 정치 불신을 느끼는 유권자층의 수요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인 명망가 정당의 근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안 의원이 표방한 ‘정계재편’이 현실화되려면 결국은 신당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데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안 의원과 비슷한 성향으로 평가받는 ‘박세일 신당’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했으나 결국 사람을 모으지 못해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전례도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새정치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창당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까지 창당을 완료한다는 정치일정은 뚜렷이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은 인물 영입난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 4월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 당시 민주당의 조배숙·김희철 전 의원,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의 지원을 받았고 이계안·김효석 전 의원이 조만간 안 의원 쪽으로 합류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지만 대부분의 인사들은 아직까지 관망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이 아직 정치적 리더십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안 의원을 접촉했던 새누리당 인사는 “정치는 집단적 의사결정인데 정계 리더로 거론되기엔 아직 훈련과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내심 긴장하고 있다. 배재정 대변인은 “안 의원의 세력화가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면서도 “다만 자칫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줘선 안 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당내 비주류가 안 의원 진영과 호응하면서 친노 주류와 전면전을 벌이는 시나리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등장해 노무현 후보를 공격하며 사실상 정몽준 후보 쪽으로 힘을 실어준 전례도 있다.



 안 의원의 신당 실험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국회의원 재·보선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구체적인 비전보다는 애매한 입장만을 반복했다”(민현주 대변인)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지만 사실상의 야권분열을 바라보는 내부 시선이 어둡지만은 않았다.



글=채병건·김경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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