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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위험한 유혹, 위험한 본능

<본선 32강전>○·우광야 6단 ●·서봉수 9단



제14보(184~191)=잠시 필름을 앞으로 돌려봅니다. 흑은 ‘참고도1’처럼 곱게 이으면 편했습니다. 백A를 봉쇄하며 상변을 살면 되는 겁니다. 많이 유리하니까 굳이 싸울 일이 없지요. 좀 싱겁지만 그렇게 판을 마무리하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 ‘싱겁다’는 대목이 간단한 게 아닙니다. 여기에 미묘한 심리적 변화가 숨어 있습니다. 승부를 업으로 해 온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싱거운 게 싫고 습관적으로 조금은 짜릿한 쪽으로 움직입니다. 뻔한 대목이니까 조금 즐기자는 거지요. 그래서 흑은 ‘절단’을 선택한 건데요, 백에도 기회가 왔습니다. 수는 안 되겠지만 옥쇄를 걸고 한판 싸워볼 수 있게 된 거지요.



 185 잇자 눈 감고 186, 188 밀어올립니다. 절대 열세에 처한 우광야 6단이기에 오히려 선택지는 단순합니다. 189는 정말 쓰라린 한 수지요. 프로는 이런 수를 당하면 못 견뎌 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189는 흑엔 굉장한 즐거움이지요. 꼭지를 따는 것 같은 이 한 수가 백 대마 전체를 허물어뜨리는 급소이기에 서봉수 9단은 이 기쁨을 꼭 맛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우세하면 추워지고 승리가 다가오면 떨리는 법이지요. 그러나 그렇게 춥고 떨리는 가운데서도 승부사들은 189 같은 즐거움을 기어이 맛보려고 합니다. 위험한 유혹이고 본능이지요. 그래서 191까지 진행됐습니다.



 백 대마는 분단됐습니다. ‘참고도2’ 백1로 움직이는 수도 없습니다. 백의 길은 하나뿐이군요.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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