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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보다 번듯한 곳 찾다가 … 20대 일자리만 줄었다

서울에서 외국어고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태진(28)씨는 현재 무직 상태다. 김씨는 2년 전 졸업 직후 은행에 취업했다. 하지만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고, 위계서열이 강한 조직 문화가 낯설게 느껴져 일찍 사표를 냈다. 이후 다른 업종의 직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력서를 넣는 곳마다 낙방하고 있다. 김씨는 “‘급여는 은행보다 적어도 좋으니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취업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2012년 월급받는 근로자 보니
20대 302만 5000개 … 2.6% 감소
고용 정책과 청년 눈높이 안 맞아
퇴직자 등 장년층, 시간제 활용
60대 이상 일자리는 14%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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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는 2~3주에 한 번씩 자신이 취업에 떨어진 사연을 소개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자신과 같은 ‘돌취’(돌아온 취업준비생)들의 고충도 사회에 알리자는 게 방송의 목표다. 그는 면접에서 ‘왜 전 직장을 그만뒀느냐’ ‘졸업 이후 지금껏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거냐’는 질문을 가장 어려워한다. 김씨는 “적성에 맞는 직종을 선택해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은 다른 준비생들과 같은데, 나는 공백기가 길어진 것뿐”이라며 “그런데 나 같은 사람들이 면접관 눈에는 끈기 없고 의욕 부족한 사람으로 비쳐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일하는 20대가 줄어들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기준 임금근로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20대의 임금근로일자리는 302만5000개로, 2011년(310만5000개)에 비해 8만 개(-2.6%) 줄었다. 임금근로일자리는 일자리 중에서 자영업과 무급 근로를 뺀, 순수하게 급여를 받는 조건으로 일하는 것을 뜻한다. 20대 일자리 감소는 전체 일자리(1591만3000개)가 1년 전에 비해 40만8000개(+2.6%)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나이별로 구분하면 일자리가 줄어든 연령층은 20대가 유일하다. 15~19세(14만→15만6000), 30대(468만→470만1000), 40대(409만3000→421만6000), 50대(259만5000→279만9000), 60대 이상(89만2000→101만6000)은 각각 0.4~13.9% 비율로 일자리가 많아졌다.



 20대만 일자리가 줄어든 데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정규직 같은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신입사원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시간선택제 일자리 같은 직종에 대한 장년층의 선택 폭은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의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반면, 20대 입장에선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업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직장에 가길 원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와는 반대로 장년층은 연금으로 생활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활용하려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25개 회사를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졸 신입사원 취업 경쟁률은 28.6대 1로 나타났다. 2008년(26.3대 1) 조사 때보다 경쟁률이 더 세진 것이다. 직원 300명이 넘는 대기업 경쟁률도 2008년 30.3대 1에서 올해 31.3대 1로 올라갔다.



 이에 비해 시간제 일자리는 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는 하루 4~6시간씩 근무하는 형태여서 퇴직자나 주부들의 선호도가 높다. 정부가 고용률(10월 기준 60.5%)을 70%까지 올리자는 목표로 추진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정부는 시간제 공무원과 교사, 공공기관 직원 1만7000여 명을 2017년까지 새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삼성그룹도 내년 초 시간제 근로자 6000명을 뽑기로 했고, LG·한화·롯데·신세계도 150~2000명씩 시간제 근로자 선발 계획을 발표했다.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정부의 고용 정책은 공급자 중심이어서 고용시장의 주요 수요자인 20대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과 취업 얘기를 해보면 자신의 적성과 희망 경력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삼성·현대차같이 이름이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면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젊은이들이 회사 명성이 아닌 적성에 맞는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직장에 들어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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