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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밥고생? 여기는 ‘집밥천국’

1 신사동 ‘쌀가게 바이 홍신애’


집밥 스타일 식당이 늘고 있다. 밥과 국, 반찬 서너 가지. 좌석 20석 남짓 작은 공간에, 별달리 주문할 것도 없게 메뉴도 간단하다. 조미료 안 쓰는 건 기본이고 간도 약하게 해 맛은 심심하다. 엄마 손길이 닿은 듯 담백한 밥맛. 그 매력으로 손님들을 모으는 서울 시내 ‘집밥 식당’ 네 곳을 소개한다. 소박하고 정갈한 밑반찬 만드는 비법도 하나씩 물었다.



1 신사동 ‘쌀가게 바이 홍신애’

하루 딱 100인분 … 매일 아침 쌀 도정




요리연구가 홍신애(37)씨가 지난 9월 문을 연 식당이다. 매일 아침 쌀을 직접 도정해 만든 오분도미로 100인분 밥을 지어놓고, 그 밥이 떨어질 때까지만 영업한다. 홍씨는 “나 먹으려고 시작한 식당”이라고 말했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 너무 짜고 열량이 높아 외식이 늘수록 살이 쪘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집에서 해먹던 그대로 식당 밥상을 차린다. 식당 인근 논현동 영동시장에서 매일 장을 봐 반찬을 만들고, 매일 아침 그날의 식단을 페이스북에 공개한다. 일주일치 식단을 만들어두긴 하지만 즉석에서 바뀌는 일이 잦다. 시장에 물 좋은 꽃게가 나온 날에 꽃게탕 끓이고, 궂은 날엔 묵은지 꺼내 김칫국 장만하는 식이다. 반찬이 뭐든 밥값은 1인분 1만2000원이다.



홍씨가 가장 신경 쓰는 음식은 밥이다. 어렸을 적 몸이 약했던 홍씨의 둘째아들(9)은 흰쌀밥을 먹은 날이면 반드시 탈이 났다. 그래서 현미를 먹였더니 소화를 못 시켰다. 쌀겨를 절반만 벗겨내는 오분도미로 해결책을 찾은 뒤 홍씨는 가정용 도정기를 구입했고 아들은 점점 건강해졌다. 식당 밥도 오분도미를 고집하는 홍씨는 식당 이름도 ‘쌀가게’라고 지었다.



매일 점심시간이면 20석 좌석이 꽉 차고 식당 밖으로 줄도 선다. 인근 직장인들뿐 아니라 혼자 밥 먹으러 오는 주민도 꽤 많다. 개업 두 달여 만에 꽤 성공적이다. 하지만 홍씨는 식당 규모를 키울 생각은 없단다.



“100인분이 집밥처럼 만들 수 있는 최대치예요. 다 안 팔려도 아는 사람 불러 먹이고 재고 안 남길 수 있는 양이거든요. 그 이상이면 사업이 돼버려 초심을 지킬 자신이 없네요.”



●두부쌈장 만드는 법=생두부 한 모에 고추장(4큰술), 다진 마늘(1큰술)과 약간의 참기름을 넣고 포크로 으깨면 된다. 일반 쌈장보다 훨씬 덜 짠 건강쌈장이다.



2 서교동 ‘시금치’

사장 혼자 직접 장 보고 요리·서빙




“회사 근처에 밥 먹을 데가 없다”는 친구의 불만이 젊은 요리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친구는 “주변에 온통 술 마실 곳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친구 회사 근처에 식당을 차렸다. ‘시금치’ 정진화(34) 대표 이야기다. 지난해 봄 식당 문을 열기 전까지 정 대표는 한정식집 ‘용수산’에 근무하고 있었다.



“시금치 먹고 기운 내는 뽀빠이처럼 우리 식당 밥 먹고 건강해지라는 의미를 담아 식당 이름을 ‘시금치’라고 지었어요.”



메뉴는 매일 두 개씩이다. 하나는 비빔밥, 또 하나는 불고기·김치찜·육원전·삼치구이 등 10개 메뉴 중 하나로 매일 바뀐다. 밥값은 1만~1만2000원이다.



정 대표는 혼자 식당을 운영한다. 조용히 혼자 장 보고, 혼자 음식 하고, 혼자 서빙한다. 그래서 ‘시금치’ 분위기는 진짜 집 같다.



“하루 40~50인분 파는데, 그래도 너무 바빠요. 이틀에 한번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보고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요. 저녁 마지막 주문은 밤 10시까지 받는데, 그 다음날 음식 준비 하다 보면 새벽 2시나 돼야 퇴근하죠.”



‘시금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떡갈비와 갈비찜이다. 정 대표는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손님들이 귀신같이 안다”며 웃었다.



●팽이버섯전 만드는 법=한 봉지 분량 팽이버섯을 0.8㎝ 길이로 썰어 부침가루(5큰술), 다진마늘(1작은술), 잘게 자른 홍고추(2분의 1개), 물과 함께 섞어 부치면 된다. 홍고추를 다져 사용하면 반죽이 붉게 물들어 버린다. 팽이버섯 한 봉지로 전 5개를 만든다.



3 논현동 ‘일호식’

직원들만 먹을 수 있던 사지선다 메뉴




회사 구내식당에서 출발한 밥집이다. 네이버 마케팅·디자인 담당 이사였던 조수용(39) 제이오에이치 대표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면서 만들었다. 2012년 5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제이오에이치 직원들만 이용 가능했는데, 두 달 뒤인 7월부터 일반에도 개방했다. 식당 이름 ‘일호식(1好食)’은 ‘매일 먹는 좋은 식사’란 뜻. 하루 네 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으며 밥값은 8000~1만2000원이다.



매일 점심 ‘어디서 밥 먹나’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밥을 제공하겠다는 게 ‘일호식’의 첫 번째 지향점이다. 또 “왜 몸에 좋은 건강식을 파는 식당은 촌스러운가”란 조 대표의 문제 의식에 ‘일호식’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도 눈길을 끌만큼 세련된 외형도 갖췄다.



“‘건강하고 맛있는 식당’은 현재 외식 산업에서 비어있는 영역입니다. ‘일호식’을 그 틈새를 메워줄 브랜드로 키워볼 만하다고 봐요. 저만 정직하면 소비자는 알아주리라 믿거든요.”



조 대표의 믿음은 ‘일호식’이 개업 첫 달부터 이윤을 내기 시작한 데서 왔다. 돈가스 소스와 어묵까지 직접 만들어 쓰고 유기농 현미에 방목 유정란을 고집한 덕일까. 외국인 단골 손님도 꽤 많다고 한다.



●멸치볶음 만드는 법=잔멸치(500g)를 180도 오븐에서 10분동안 구워 수분을 날린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마늘간장소스(50mL)를 넣고 고루 섞은 다음 멸치를 넣고 중간불에서 살살 볶는다. 흑설탕 50~60g을 넣어 간을 맞추고, 올리고당을 약간 넣어 윤기를 낸 뒤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마늘간장소스는 간장(1L)에 흑설탕(40g), 얇게 저민 마늘(100g), 청양고추(1개)를 넣고 반나절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4 한남동 ‘파르크’

엄마 솜씨 그대로 … 혼자 가도 편한 집




“어디를 가도 집에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더라고요. 어머니 음식 솜씨가 좋으시거든요. 어머니 더 나이 드시기 전에 레시피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식당 문을 열었죠.”



‘파르크’ 박성우(32) 대표는 식당 이야기를 하며 “집에서 먹던 것처럼”을 여러 번 강조했다. 서울 신림동 토박이인 박 대표는 집 근처 봉천중앙시장에서 장을 봐 식당 음식을 만든다. 고춧가루는 충북 괴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지인에게 사오고, 오징어는 전남 목포의 한 어민에게 주문해서 쓴다. 모두 조 대표의 어머니가 이용하는 곳이다. “어머니가 음식 욕심이 많으세요. 오징어도 100마리씩 사다 얼려놓고 쓰실 정도니, 오랜 단골도 많으시죠.”



지난 4월 문을 연 ‘파르크’는 아직 점심 식사만 판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저녁 장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메뉴는 하루 세 가지. 매일 채소 반찬, 고기 반찬, 생선 반찬을 하나씩 마련해 두고 1인분 8500~9500원에 판다. 두부구이·삼치구이·갈비찜·갈치조림·도토리묵 무침·더덕구이·홍합볶음 등 30가지 메뉴 중 세 개씩 골라 이틀 간격으로 돌리는 방식이다. 밥은 백미밥과 흑미·현미밥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다. 박 대표는 “혼자 조용히 밥 먹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 사람들이 어색해하지 않도록 식당 안엔 ‘창밖 내다보며 먹는 자리’도 여럿이다.



●참나물통깨무침 만드는 법=참나물(100g)을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로 식히고 물기를 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절구에 살짝 빻은 참깨(1작은술)와 다진마늘(1작은술), 쪽파(2분의 1작은술), 홍고추(1작은술)를 잘라놓은 참나물에 넣고 무친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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