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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우리로 호랑이 옮기면 안전 차질" … 실무자 보고서, 서울대공원 묵살했다

서울대공원이 여우 우리로 호랑이를 옮겨서는 안 된다는 현장 실무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대공원의 ‘백두산호랑이숲 조성 실무회의 및 착수·결과보고’ 문서에 따르면 김태원 동물기획과장 등 29명은 올해 1월 16일 식물원 2층 세미나실에서 회의를 열었다. 28억원이 투입되는 호랑이숲 착공에 앞서 열린 실무자 회의였다. 대공원 동물복지과 관계자들과 시공사 직원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날 안건의 핵심은 이번에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시베리아 호랑이 로스토프(3) 등 호랑이 23마리를 수용하는 문제였다.



 현장 실무자들은 이날 “맹수 우리에서 호랑이를 이동해 가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동물원 내부에 맹수 우리 외에는 호랑이를 수용할 적정한 장소가 없다”고 구체적인 이유도 달았다. 그러면서 맹수 우리 내실 3곳을 우선 공사하고 이어 호랑이를 내실로 옮긴 후 방사장 3곳을 공사하는 구체적인 시공 방향도 결정됐다.



 이들은 또 “맹수 우리에서는 (공사 기간 중) 호랑이 전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 위험과 소음 등을 고려하면 전시의 실익이 없다”는 의견을 모았다. “공사기간 중 호랑이 전시를 하지 않고 공사 진행을 홍보하며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원효 전 서울대공원장은 같은 달 28일 이 보고서를 결재했다.



 하지만 현장 실무자들이 내놓은 의견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묵살됐다. 대공원은 2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2마리를 여우 우리에 전시키로 결정했다. 안영노 대공원장은 “호랑이숲을 당초 올 10월에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부족과 설계 변경으로 2개월 정도 늦춰졌다”고 말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대공원은 올해 돌고래 제돌이 방사에만 7억6000만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 전 대공원장은 26일 전화통화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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