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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수익성 뻥튀기 … 예측의 5% 실적도

경기도 양평∼여주 간 36.6㎞ 고속도로는 지난해 교통량 조사 결과 하루 이용 차량이 2758대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5만8504대가 이 도로를 이용할 것이라던 당초 수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실제 교통량이 당초 예측의 5%에 그친 것이다. 이같이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데도 한국도로공사는 애초 계획보다 3142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했다. 이런 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도로공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손익 예측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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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로는 건설에 앞서 실시한 편익·비용(B/C·benefit/cost) 분석에서 사업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투자되는 비용 대비 효과를 측정하는 것으로 비율이 1보다 높으면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종 기본설계 과정에서 실시한 분석에서도 이 비율은 5.11에 달했다. 5를 넘으면 사업 효과가 매우 크다는 의미다. 타당하다고 평가받은 사업이 왜 이렇게 됐을까. 결국 도로공사의 사업 분석이 엉터리였다는 얘기다. 주요 공기업들이 도맡고 있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는 이같이 사업 전망이 뻥튀기되는 경우가 만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공공기관 41곳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공기업은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크게 능가하는 규모의 금융부채를 얻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수익성이 뻥튀기되면서 부채비율이 실제보다 축소돼 있을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와 올해 부채비율 추정치를 비교해본 결과 재무 전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서 불과 1년 만에 부채비율이 20%포인트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14년엔 228.5%였으나 올해는 248.9%로 차이가 20.4%포인트에 달했다. 공공기관 부채는 지뢰밭처럼 곳곳에 숨어 있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41곳을 포함한 295개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4000억원이지만 여기에는 금융공공기관 부채 397조9000억원은 제외돼 있다.

 올해 말 부채비율이 44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철도공사의 재무관리 계획도 장밋빛 투성이다. 철도공사는 용산개발사업 관련 법인세 환급소송 승소를 가정한 환급액 1조1000억원과 코레일공항철도 매각액 1조7000억원을 반영해 2015년 부채비율이 199.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이는 낙관적인 예측이라며 냉정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나유성 예산정책처 분석관은 “환급소송에 패소하면 부채비율은 철도공사 예측보다 58.3%포인트 높은 257.7%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전망 역시 주먹구구식이란 지적을 받았다. LH는 재고자산 매각을 통한 금융부채 감소 효과를 4조8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된 것이다. 올해 말 부채비율이 295개 공공기관 중 최고치인 467%를 기록 중인 LH는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팔리지 않고 있는 미매각 자산 규모가 3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정확한 수요 예측도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업을 과도하게 벌인 결과다. LH의 부채는 올해 말 179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그렇게 많은 빚을 내고 사업을 벌였는데도 수도권에서 전세대란이 일어나 서민과 중산층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건 사업이 주먹구구였음을 방증한다”고 비판했다. 안옥진 예산정책처 평가관은 “재무부담 능력을 상회하는 수준의 사업 확대를 지양하고 향후 장기 미매각 자산의 판매노력을 강화해야 LH 경영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수익성 뻥튀기도 덜미가 잡혔다. 철도시설공단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반영된 수서역세권 사업 원가율은 50%로 추정됐다. 상가 분양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면 나머지 50%는 고스란히 수익으로 남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예산정책처가 공단의 낙관적 가정을 수정해 재무전망을 재추정한 결과 2017년 공단의 부채 규모는 2465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율 50%는 터무니없이 낮게 추정됐다는 의미다.

세종=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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