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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강경파들 등쌀에 … 출구 못 찾는 대치정국

여야의 속사정은 상대방이 더 잘 읽고 있을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전략을 총괄하는 의원들이 26일 라디오 방송에 함께 나와 상대당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를 언급했다. 사회자가 “양당 모두 지도부가 너무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동의하느냐”고 묻자 서로 상대당 상황을 꼬집었다.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새누리당은 원내지도부 자체가 극단주의자다.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극단주의자(강경파)이기 때문에….”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오히려 민주당이 당내 지분을 크게 갖고 있는 강경파에 휩쓸려서 (김한길 대표가) 협상에서 본심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가 .”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 문제에 관한 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최경환 원내대표 등 친박 강경파의 ‘절대 불가’ 입장에 갇혀 있고, 민주당에선 김 대표가 친노 강경파의 목소리에 밀려 마음에 없는 주장을 앞세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26일 민주당이 제안한 ‘4인 협의체’ 구성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회의에 앞서 황 대표는 “국민이 예산을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많이 늦어져 면목이 없다”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1시간30분여의 회의가 끝난 뒤 황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참석자 다수가 강력히 반대하면서 논의는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했다.

 대야 강경론자인 유기준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의견을 모으려고 회의를 소집했지만 최고위원들은 이미 특검은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특검을 나중에라도 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 민주당이 더 치고 나온다”며 협의 자체를 반대했다.

 협상을 통해 대치정국을 풀려고 했던 황 대표는 당내 강경론에 밀려 난처한 상황이 됐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3자회동 때도 역할을 하지 못했고,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해선 친박 핵심그룹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황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도 특검에는 반대하지만 (예산안과 주요 법안이 처리되면) 나중에 천천히 논의 자체는 해도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경파가 리드하고 있는 건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25일 대정부 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사 교과서 기술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나가자”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강경한 기류가 강해지면서 민주당에선 의사일정 보이콧이나 집단퇴장 같은 단체행동이 많아졌다. “일이 있을 때마다 즉흥적으로 의사일정을 거부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최민희 의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런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특히 특검 문제엔 강경파의 주장이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 관계자는 “비공개 의총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협상 과정을 공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며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물밑에서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진행하는 게 협상인데 그걸 다 공개하라는 건 결국 지도부를 못 믿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강경파는 김기식·김용익·박범계·박홍근·서영교·유은혜·은수미·전해철 의원 등 주로 초선이다. 지난해 총선 당시 한명숙 대표는 ‘정체성’을 주요한 공천 기준으로 삼았다. 그때 ‘정체성 공천’을 받은 이들이다. 이들은 국면마다 집단적으로 의견을 표출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날도 이들을 포함한 초선 의원 34명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본격적 종북몰이, 국민들은 관용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강경파가 주도하는 정국 대치가 심해지자 이에 대한 반작용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병석(국회부의장)·남경필·송광호·정병국·김태환 의원과 민주당 박병석(국회부의장)·우윤근·김성곤·원혜영·유인태 의원 등 여야 중진 10명은 이날 조찬을 같이한 뒤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한 ‘정치의 복원’을 제안했다. 이 부의장은 “여야 대치로 인해 대한민국에 정치가 없어지는 모습으로 비치는 건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여야 지도부가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주 겠다”고 밝혔다. 최근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도 야당 중진을 만나는 등 여야 중진 간에는 ‘소통’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인식·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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