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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식사회와 창조마을운동

이상희
(사)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새마을운동은 산업사회 시절 고도성장의 밑거름이었다. 그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 간의 근면·자조·협동이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이제 산업사회는 지식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산업기업의 대표 주자였던 모토로라와 노키아는 지식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합병됐다. 지식상품인 영화 ‘아바타’의 이익이 산업상품인 쏘나타 300만 대를 수출해 얻는 액수와 맞먹는다.

 우리도 하루빨리 지식경제에 맞게 체질을 바꿔야 한다. 지식경제는 우리 머리에서 생산되는 문화·예술·과학기술 등 지식재산이 핵심이다. 이미 세계 선도 100대 기업의 전체 자산 중 70% 이상이 지식재산이다. 코카콜라의 상표 가치는 한국 모든 기업의 가치보다 많다고 한다. 지식재산은 또한 기업을 죽이고 살린다. 부도 직전이던 제약사 로슈는 미국 바이오벤처의 조류인플루엔자 약 타미플루의 특허를 사들여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지 않았는가.

 산업사회 후기에 머물러 있는 한국은 안으로는 청년층의 취업난, 장년층의 고용 불안, 실버층의 조기 퇴직에 신음하고 있다. 밖으로는 청년기 산업경제에 접어든 중국에 급속히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우리가 산업사회의 새마을운동처럼 지식사회형 새마을운동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사람과 지식재산 간의 융합·창의·창업의 창조마을운동이다. 이와 유사한 해외의 성공사례를 보자.

 취업을 고민하는 대졸 청년에게 마을의 정년퇴직자가 창업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마을의 음식물쓰레기와 도축장 기름덩어리의 미생물 발효기술을 조사하도록 했다. 정년퇴직자가 모여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청년을 돕고 마을 발전사업계획을 짰다. 장년 엔지니어들은 마을벤처를 만들어 사업을 밀어붙였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기초자금을 제공했으며, 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공동 투자도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독일 비딩엔 마을과 에르딩 마을의 창업 스토리가 탄생했다. 이런 창조마을 사례는 여러 지방에서 목격할 수 있다. 오늘날 독일 경쟁력의 뿌리이기도 하다.

 핀란드는 노키아의 몰락을 기회로 활용했다. 유럽연합(EU) 경제 전문가들은 “산업사회에 중독된 핀란드에 노키아의 몰락은 행운”이라며 “지식경제로 체질을 바꾸라”고 주문했다. 이 처방에 따라 핀란드는 과학기술·문화·예술 등 지식재산을 융합해 창업을 독려했다. 방치된 지식재산들 중에서 쓸모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 청년·장년·실버층이 공동으로 마을전문벤처를 창업하도록 유도했다. 금융과 세제를 개편해 돈이 흘러가도록 뒷받침했다. 노키아의 몰락을 막기 위한 거대한 회생자금을 쪼개 종잣돈으로 제공하자 3000개 이상의 지방벤처가 등장해 핀란드 경제는 활력을 되찾았다.

 독일과 핀란드 사례는 마을 단위로 사람과 지식재산을 융합시키고 창의성을 앞세워 창업을 유도한 게 공통점이다. 지식재산의 발굴(청년층)과 생산·관리(장년층), 기획(실버층)이 어우러졌다. 바로 이것이 창조마을운동의 원형질이다. 이제는 탁월한 아이디어와 지식재산만 있으면 두메산골에서도 다양한 전문벤처의 창업이 가능한 시대다. 창조마을운동을 통해 지방벤처 바람이 불어야 취업전쟁·고용불안·노후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하루빨리 이런 지식사회로 진입해야 중국이라는 거대한 몸통에 우리의 머리가 결합돼 보완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창조마을 구상은 먼 미래의 꿈이 아니다. 이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2조원을 투입해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창조마을운동을 적극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발 먼저 창조마을운동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야 수출길이 열린다. 지방벤처의 해외 진출과 청년층의 해외 일자리는 당연히 덤으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이상희 (사)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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