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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잠비아에 있다 … 진짜 에이스 커쇼

커쇼는 25세 이전에 로베르토 클레멘테상과 사이영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선수다. 실력만큼이나 인품도 뛰어나다. 커쇼가 지난 10월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역투하는 모습. [세인트루이스 로이터=뉴시스]


“입단 계약금으로 얼마를 받으면 좋겠나?”

홀어머니·아내에게 배운 희생·사랑
시즌 지나면 잠비아서 봉사 활동
삼진 잡을 때마다 기부금 500달러
FA 대형계약 앞두고 다시 떠나



 2006년 어느 날 햄버거집에서 만난 에이전트가 물었다.



 “점심값을 계산할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고교생 야구선수는 이렇게 답했다. 미국 텍사스의 하이랜드파크 고교 시절부터 클레이튼 커쇼(25·LA 다저스)는 뛰어난 투수였다. 3학년 때 1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했다. 저스틴 노스웨스트 고교와의 경기에서는 퍼펙트게임(5이닝 15탈삼진 콜드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런 커쇼도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 앞에선 겸손했다. 다저스는 1라운드 신인지명 전체 7번으로 커쇼를 선택했다. 신인 계약금은 당시 다저스 역대 최고액인 230만 달러(약 24억원)였다.



 커쇼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 살 때 부모가 이혼했고 어머니 메리언 로빈슨이 그를 키웠다. 하루 종일 허드렛일을 하며 힘들게 번 돈을 모두 커쇼의 교육비로 썼다. 부자가 되는 게 그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고생하는 홀어머니를 쉬게 해주고 싶었다. 텍사스 A&M대 입학 예정이던 커쇼는 진학을 포기하고 다저스에 입단했다. 고교 동창생 엘런 멜슨(25)과의 사랑도 커졌다.



커쇼는 매년 시즌이 끝나면 잠비아로 가 봉사활동을 한다. 커쇼 부부가 자신들이 세운 희망의 집 어린이들과 함께 웃고 있다. [사진 자선재단 어라이즈 아프리카]


 어머니로부터 희생을, 엘런으로부터 사랑을 배운 커쇼는 반듯한 길로만 걸었다. 커쇼는 지난 20일 지금은 아내가 된 엘런과 비행기에 올랐다. 아프리카의 오지 잠비아로 봉사활동을 떠난 것이다.



 잠비아는 2010년 결혼한 두 사람의 신혼여행지이기도 하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엘런은 달콤한 신혼여행 대신 따뜻한 봉사여행을 제안했다. 커쇼는 잠비아에서 에이즈에 걸린 11세 소년 호프(Hope)를 만난 뒤 고아원 ‘희망의 집(Hope’s home)’을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 지었다. 커쇼 부부는 매년 시즌이 끝나면 잠비아로 날아가 어린이들과 놀아주며 선교활동을 한다.



 그는 삼진 하나를 잡을 때마다 500달러(약 52만원)를 적립해 잠비아 어린이들의 교육사업에 보탠다. 매년 10만 달러(약 1억500만원) 이상을 적립하고 있고 올해는 ‘선수들이 뽑은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기념으로 26만 달러(약 2억7000만원)를 추가로 기부했다.



 그가 선수로 뛰는 LA와 그의 고향 댈러스에서도 봉사활동을 한다. 커쇼는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만들어 야구를 직접 가르친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한 올해도 시즌이 끝나자마자 댈러스로 달려가 봉사활동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그는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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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쇼는 야구선수에게 주는 선행상을 다 받았다. 지난 17일엔 ‘브랜치 리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브랜치 리키는 메이저리그 최초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영입한 다저스 구단주로 인종의 벽을 깬 인물이다. 커쇼는 지난해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받았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선행을 많이 한 클레멘테를 기리는 상이다. 수상자의 평균 나이가 35세지만 커쇼는 24세에 상을 받았다. 커쇼는 “사람들은 뭔가를 이룬 뒤 돌려주려 한다. 그러나 봉사는 누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쇼는 2008년 풀타임 선발투수로 성장했고 2010년부터 다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잠비아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인 2011년엔 다승(21승)·탈삼진(248개)·평균자책점(2.28)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16승을 올린 올 시즌엔 탈삼진(232개)·평균자책점(1.83) 1위에 올라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았다. 명실공히 현역 최고의 투수다.



 햄버거값 낼 돈도 없었던 청년은 곧 억만장자가 된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커쇼를 잡기 위해 다저스는 7~8년 총액 2억 달러(2100억원) 이상을 생각하고 있다. 성사된다면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 계약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커쇼의 빠른 공과 낙폭 큰 커브도 일품이지만 반듯한 인품과 남을 위하는 마음이 그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 계약을 앞두고 전략을 짜야 할 때지만 그는 지금 잠비아에 있다. “많은 사람이 나를 지켜본다. 난 그들에게 신앙을 전하지 않는다. 그저 크리스천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려 노력할 뿐이다.” 커쇼의 말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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