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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TV 예능 프로 보면서 드라마는 절대 안 보는 이유?

신혜선양의 공부방에는 독서실 책상과 노트북이 놓인 테이블이 있다. 옷장과 침대 등은 다른 방에 있어 공부 외에는 할 게 없다. 오른쪽은 독서실 책상의 모습. 책상 아래에 발마사지기가 놓여 있다.

숙명여고 2학년 신혜선양.
대치동.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 교육 1번지다. 그 한복판에 있는 숙명여고는 일반고지만 웬만한 자사고·특목고보다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한다. 수능 모의고사마다 전교 1~10등은 국·영·수 만점이다. 쟁쟁한 학생들이 모여 있다 보니 부동의 전교 1등이나 공부 지존은 없다. 총점으로 따졌을 때, 평균을 냈을 때, 과목 단위 수를 반영해 등급을 매겼을 때 등 산출 기준에 따라 시험마다 1등이 두세 명 나올 정도로 최상위 학생들의 성적이 엇비슷하다. 학교 측에서 전교 1등으로 추천한 2학년 신혜선양이 “내신 등급상 1등일 뿐”이라고 겸손해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양 성적표는 좀 특이하다. 학년이 오를수록 성적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학교 3년 내내 전교 10위권이었고, 제일 잘한 게 전교 3등이었다는 그가 숙명여고 ‘공식 전교 1등’으로 성적이 뛰어오른 비결이 뭘까. 그 답을 신양의 책상에서 찾아봤다.

신양의 공부방을 보면 공부 외에 아무 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른 방보다 좀 더 묵직한 공부방 출입문에는 방음장치가 돼 있다. 공부방 현관문 바로 옆에 있지만 방문만 닫으면 초인종 소리는 물론 사람 드나드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방 한가운데는 노트북이 놓인 테이블이 있다.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예·복습하는 공간이다. 방 한쪽에는 독서실에서 쓰는 1인용 칸막이 책상과 자그마한 삼단 책꽂이가 나란히 놓여 있다. 독서실 책상은 신양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용한 거다. “칸막이 안 좁은 공간에 앉으면 잡념과 차단되는 느낌이 들어 집중이 잘된다”는 이유다. 책상에서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삼단 책꽂이에는 최근 공부하는 서너 과목의 학습 자료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책상 뒤 벽면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커다란 책꽂이에는 전 과목 교과서와 문제집 등이 있다.

 가구라곤 책상 2개와 책꽂이 2개가 전부다. 침실은 다른 방이라 공부방에는 침대나 옷장이 없다. 단출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책상 위는 더 단순하다. 칸막이로 둘러싸인 책상 위 좁은 공간은 책·문제집·노트를 각각 한 권씩 펼치면 가득 찬다. 볼펜·형광펜·색연필 등 필기도구는 한꺼번에 다섯 자루 이상 올라 있는 법이 없다. 초침 소리가 나지 않는 무음 탁상시계와 스톱워치가 눈에 띄는 정도다. 신양은 “매일 아침 그날의 공부 스케줄을 짤 때 공부 분량에 맞게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스톱워치는 필수품”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건 책상 밑이다. 신양 전용 발마사지기가 있다. 어머니 전영희(51)씨는 “어릴 때부터 소화력이 약했다”며 “책상에 앉을 때마다 15분씩 발마사지부터 하고 책을 펴라고 했다”고 말했다. 목덜미가 뻐근할 때 풀어주는 목 마사지기나 아랫배가 차가울 때 쓰는 찜질팩도 신양이 자주 사용하는 기기들이다. 전씨는 “혜선이뿐 아니라 사춘기 여학생은 배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될 때가 많은데 그럴 때 책상 앞에 앉아 있어 봐야 얼마나 공부가 되겠느냐”며 “건강을 챙겨 주는 게 내 일”이라고 말했다.

 신양은 공부 습관만 봐도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공부 원칙이 “절대 해답지를 보지 않고, 한 문제를 풀더라도 정확하게 알 때까지 반복한다”는 것이다. 대충 알 것 같은 상태가 아니라 원리부터 응용까지 완벽하게 숙지해야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는 말이다. 특히 수학 공부법에 이런 공부 철학이 그대로 나타난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수학의 정석』을 풀기 시작해 지금까지 5번 반복해 풀었다. 이때 쓴 수학 노트만 50권이 넘는다.

 사실 사교육 천국인 대치동에서 10번, 20번씩 반복 풀이하는 학생은 흔하다. 이들에 비해 신양 학습량은 오히려 적은 편이다. 신양은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내가 문제집을 가장 적게 푼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늘 수학시험 만점을 받는 건 공부 방법이 달라서다. 신양은 수학 문제를 풀 때 연습장을 쓰지 않는다. 연습장에 끄적이면서 풀면 답이 틀렸을 때 풀이 과정 중 어디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같은 문제를 여러 번 풀어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뿐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신 노트에 수학 문제를 하나씩 옮겨 적은 뒤 풀이 과정을 하나도 생략하지 않고 꼼꼼하게 푼 다음, 틀린 문제만 추려 다음 페이지에 문제를 다시 적고 푸는 과정을 모든 문제를 다 맞힐 때까지 반복한다.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도 철두철미하다. 신양은 “날마다 학습량을 누적해 나가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60일 동안 완성하는 단어장’이 있다면 첫날은 1~5일치까지, 둘째날은 1~10일치, 셋째날은 1~15일치까지 외우는 거다. 그는 “첫째 날 공부한 걸 다음 날 다시 보지 않으면 반드시 잊어버린다”며 “귀찮더라도 계속 반복해야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는 것 같다”고 했다.

 수학·영어는 거의 만점을 받지만 국어·사회·과학은 애 먹는 일이 많다. 신양은 이를 인터넷강의(인강)로 보충한다. 인강을 들을 때 중간에 다른 일 하느라 강의를 멈추거나 속도를 1.5배나 2배로 높여본 적이 없다. 학교 수업 듣는 것처럼 강사 질문에 큰소리로 대답하는 등 하나하나 호응하면서 집중한다. 인강 전후로 해당 범위를 교과서로 예습·복습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재미없는 모범생 같지만 의외의 면도 있다. 매일 TV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 본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TV 본방 사수를 못하는 날은 엄마에게 ‘녹화해 달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밥 먹을 때마다 TV 앞에 붙어 있고, 학원에서 돌아와 거실에 있는 실내용 자전거를 타고 30분씩 운동하는 시간에도 TV에 시선을 고정한다. 전씨는 TV를 좋아하는 딸을 제지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풀 출구가 있어야 한다”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실컷 웃고 짜증을 날려 버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TV를 좋아하지만 드라마는 절대 보지 않는다. 그는 “드라마는 스토리에 연속성이 있어 보고 난 뒤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며 “예능은 웃음을 주는 데다 회차별로 완결된 구조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간단히 보기 좋다”고 말했다.

 신양에게 성적이 꾸준히 오르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하나씩 어렵게 얻어 가는 과정에 재미를 붙인 덕분”이라는 답을 내놨다.

 “머리가 아주 좋거나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에요. 꾀 부리지 않고 실수한 내용을 고쳐나가다 보니 기본기가 쌓인 거죠. 왜 틀렸는지 고민하면서 반복학습을 하다 보면 누구나 조금씩이라도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요.”

신혜선양이 참여하는 동아리에서 만든 학교 영자신문과 시험 후 스스로 작성한 평가 노트.
● 책상 위 교재

국어: 미래로 수능기출문제집(이룸이앤비), 전국연합기출문제집(책터), 수능완성(EBS)
수학: 수학의정석(성지출판), 블랙라벨(블랙박스), 특작(좋은책신사고)
영어: How to TEPS 실전 900제(넥서스에듀),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 최신기출 1200(넥서스), 고난도 능률VOCA(능률교육), EBS N제 영어영역(EBS), 수능완성(EBS)
사회: 수능특강(EBS), 올리드(미래엔), 셀파(천재교육), 자이스토리(수경), 매3비(키출판사) 

● 학습 사이트

국어 www.studyforce.co.kr, www.mimacstudy.com (박광일 강사)
화학 www.etoos.com(백인덕 강사) / 물리 www.megastudy.net(배기범 강사)
국사 gosabu.kr(고종훈 강사)

엄마의 즐겨찾기

● 사이트 중앙일보 열려라공부(www.joongang.co.kr/gangnam), 디스쿨(www.dschool.co.kr), 파파안달부르스(cafe.daum.net/papa.com), 오르비스옵티무스(orbi.kr)
● 설명회 주 1회 대치동 학원가 입학설명회 참가
● 교육 서적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장병혜 지음, 중앙북스)
『아이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마음으로 생각하라』(권혜숙 지음, 오늘의책)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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