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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KGC인삼공사 연구소 가보니

25일 대전 대덕과학단지 KGC인삼공사 인삼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인삼 제품에 대해 280여 가지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KGC]

이달 초 영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를 선물로 받았다.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한 답례로 최상급 고려인삼을 내놓자 엘리자베스 2세는 환한 얼굴로 받아들었다.

 국빈 만남에 한국 대표 선물로 등장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인삼 종주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명성을 유지하는 데도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인삼도 컴퓨터나 휴대전화처럼 진화를 거듭해야 후발 국가들의 추격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25일 대전 대덕과학단지 KGC인삼공사 인삼연구소에 있는 안전성연구소. 김경주 연구원이 대형 모니터에 뜬 ‘RUN’ 버튼을 클릭하자 우측에 있는 토양 성분분석기가 ‘윙~’ 소리를 내며 작동한다. 기기 안에 달린 작은 바늘이 유리병에 담긴 시료를 추출해 분석기 안에 넣자 김 연구원의 모니터에 DDT·카드뮴·납 등 토양에 들어 있는 성분 100여 종의 이름과 함량이 그래프로 나타난다. 김 연구원은 “인삼 재배 토양이나 재배된 인삼에 들어 있는 성분을 일일이 검사한 뒤 가장 안전한 제품만 시장에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인삼연구소는 안전성연구소 외에 인삼자원·제품·건식화장품 등 6개 연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석·박사급 인삼 전문가 160여 명이 근무한다. 인삼전문 연구 조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한 해 투입하는 연구개발 비용만 200억원에 달한다. 김 연구원이 작동한 성분분석기도 가로·세로 길이가 채 2m도 안 되지만 대당 4억원이 넘는다. 안전성연구소는 성분분석기만 10여 대를 갖추고 있을 정도다.

 인삼연구소는 고려인삼의 신품종 개발도 주도한다. 인삼 품종 개발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투자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 인삼은 최소 4년은 자라야 열매가 많이 열린다. 예를 들어 1970년대에 체형이 좋은 인삼을 골라 5세대까지 번식시키려면 20년이 걸리는 셈이다. 장일무 연구원장은 “사람으로 치면 장동건이나 배용준 같은 인삼을 골라 2세를 만들고 2세들 가운데 제일 뛰어난 삼을 골라 3세대를 키운다. 이렇게 4∼5세대 반복해 만들어진 삼을 농가에 보급해 수확하고 나면 중국·미국·캐나다·호주 같은 국가를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국이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쫓아오면 스마트폰 같은 전혀 새로운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삼연구소는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등록된 전 세계 12개 인삼 품종 가운데 천풍·금풍·연풍·선일 등 9개를 직접 개발했다. 이 가운데 ‘천풍’의 경우 개발에만 30년이 걸렸다.

 인삼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재배 지도도 중요하다. 인삼을 키울 땅은 사전에 1∼2년 관리해야 한다. 6년근 재배에 실제로는 7∼8년이 걸리는 셈이다. 사람이 트랜스지방이나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비만에 걸리는 것처럼, 화학비료가 너무 많이 뿌려진 땅은 비옥도가 너무 높아 인삼 재배지로 부적절하다. 초기에 잘 크다가 가장 중요한 5, 6년 수확기 때 덜 자라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농가가 인삼 재배를 신청해 오면 해당 토지를 찾아 흙을 1.5㎏씩 9군데서 떠와 성분을 검사한다. 여기서 합격해야 재배계약을 한다.

 인삼이나 토양에 들어 있는 중금속·미생물 독소 등의 기준도 이 연구소에서 만든 수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 홍삼의 5대 효능으로 알려진 면역력 증진, 항산화 효과, 피로회복 등도 인삼공사가 입증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세계에서 이를 인용한다. 최근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홍삼 제조 공정에 대한 표준도 만들어 제출했다.

대전=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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