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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정부청사 잇단 점거 … 커지는 태국 반정부 불길

26일 태국 방콕의 내무부 청사 앞에서 반정부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이 정권퇴진 시위의 상징인 호루라기를 불며 박수를 치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자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경찰에 통금령 발령 권한을 부여하는 보안법 적용 지역을 방콕시 및 인근 지역으로 확대했다. [방콕 AP=뉴시스]

태국 반정부시위대가 정부기관 점거와 정권 퇴진 압박 요구를 계속하자 잉락 친나왓 총리가 보안법을 발령하는 등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태국 언론과 지식인들은 양쪽 모두가 이번 사태를 의회 민주주의를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반정부시위대는 25일 태국 재무부와 외무부 등 청사 3곳을 점거한 데 이어 26일에는 내무부 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갔다. 시위대 1000여 명은 호루라기를 불고 깃발을 흔들며 “잉락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잉락 총리의 사무실이 있는 정부 청사로 밀고 들어오려는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한때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대 지도부는 추가로 정부기관 건물을 점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잉락 총리는 25일 밤 국영방송에 출연해 “보안법 적용 지역을 방콕과 인근 지역 일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태국 정부는 지난달 초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사면안을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하자 방콕 일부 지역에서 보안법을 적용해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통금령을 발령하거나 도로를 통제할 수 있다. 잉락 총리의 신임 여부를 결정할 의회 토론도 이날 시작됐다.

 잉락의 친오빠인 탁신은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실각한 뒤 권력남용 등으로 재판받던 중 2008년 해외로 망명했다. 잉락과 집권 푸어타이당은 탁신이 귀국할 수 있도록 하는 사면안 입법을 추진하다 반대 여론에 부닥쳤고, 상원에서 이를 부결한 뒤 사면안은 사장됐다.

 하지만 민주당 등 보수 야권은 기세를 몰아 사면안 반대 시위를 반정부시위로 확대시켰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전국민봉기를 선언하고 “탁신 정권을 몰아내자”고 시위대를 선동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반탁신 시위’로 규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탁신 사면 시도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전반적인 기득권층의 불의와 부패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태국 영자 일간지 더내셔널은 “지금 거리에 모인 역사적인 숫자의 군중 가운데 상당수는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다”며 “이들은 정부가 하려는 일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위대가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은 부정·부패·권력남용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칼럼을 통해 “공교롭게도 이번 사면안은 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지만 아직도 봉건적인 과거에 무기력하게 발이 묶여 있는 통치체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제 태국 국민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손으로 뽑은 의원들에게 어떻게 정치적 책임을 지울 것인지 배우는 일”이라며 의회를 통한 정치적 해결도 강조했다.

 방콕포스트 역시 ‘탁신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문제는 불평등과 사회적 불의인데 태국 중산층은 (탁신 논리에 얽매여) 아직 문제의 반쪽밖에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구조 개혁을 통해 기득권층이 주도하는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설을 통해 “우리는 정부의 사면안 처리 시도에 반대하지만 시위대의 정부기관 점거라는 불법행위에도 반대한다”며 “우리가 지지하는 시민의 권리 행사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정부 역시 의회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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