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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 높이고 세금은 줄이고 … ETF랩이 뜨는 이유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랩어카운트란 자산운용 서비스를 한데 묶어(wrap)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자산종합관리계좌.

Biz Report 연말 장세에서 주목 받는 中위험·中수익 금융상품

최근 코스피 지수가 횡보를 거듭하면서 중(中)위험·중(中)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사이에선 상장지수펀드(ETF)랩과 주가연계증권(ELS)랩이 뜨고 있다. ETF와 ELS 모두 변동성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파생 금융상품. 이들 금융상품 여럿을 다시 묶어 위험을 더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했다는 게 최근 출시되는 랩어카운트의 특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판매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총 잔고는 올 9월 말 현재 68조3000여억원. 1년 전보다 15조원 이상 늘었다.

ETF랩의 인기는 숫자로 드러난다. 올 9월 기준 ETF 순자산 규모는 18조여원, 일평균 거래대금은 8068억5000만원으로 세계 4위 수준이다. 9개월 사이 순자산이 3조원 넘게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준수 KDB대우증권 랩운용부 파트장은 “코스피 지수는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데 종목별 등락은 너무 크니 선뜻 특정 종목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투자자가 많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 ETF나 ELS 같은 파생 상품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TF를 찾는 소비자의 심리를 겨냥해 출시된 상품이 ETF랩이다. ▶지수형 ETF와 레버리지 ETF 등 다양한 ETF를 묶어 수익률을 높여 주고 ▶다양한 나라의 ETF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시장 상황에 따라 채권형·주식형 ETF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등 ‘똑똑한’ ETF 맞춤 투자를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대표적인 상품은 우리투자증권의 ‘100세시대 플러스 인컴 랩’이다. 노후를 맞아 월 지급식 상품을 선호하는 중년 이상의 투자자를 겨냥해 출시됐다.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ETF에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 투자 성향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마트 인베스트형’과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힛&런 액티브형’ 두 가지로 나뉜다. 가장 큰 특징은 발생한 이익을 매달 고객이 지정한 날(5일, 15일, 25일)에 정기적으로 분배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함종욱 우리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는 “노후 생활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싶어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출시된 상품”이라며 “특허 받은 분할매수 전략을 쓰기 때문에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안정성이 특히 강화됐다”고 말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원, 중도 해지 수수료는 없다.

KDB대우증권의 ‘폴리원’ 역시 ETF가 기반이다. 이 회사 랩운용부가 자체 개발한 자산배분모델의 신호에 따라 위험 자산의 편입 비중을 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시장 상승기란 신호가 오면 주식ETF와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100%까지 늘리고 시장 하락기엔 반대로 채권 ETF 같은 안전자산에 무게를 싣는다. 김분도 KDB대우증권 랩운용부장은 “글로벌 자본시장의 200여 개 지표를 활용해 코스피 지수와 가장 유사하게 움직이는 20개 안팎의 지수를 점수화해 주식 시장 사이클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 가입금액이 1000만원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월 30만원 이상 적립형으로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자문형 랩과 ELS 투자의 장점을 결합한 ‘자문형 ELS 랩’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치 투자로 유명한 VIP투자자문이 랩어카운트에 편입할 ELS의 기초 자산을 선정하고, 삼성증권이 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맡고 있다. 올해 초 출시돼 지금까지 2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랩에 편입된 170여 개의 ELS 중 손실 구간에 들어선 ELS가 하나도 없어 안정성과 종목 선정 능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초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지금까지 월평균 0.7%의 수익을 지급받고 있다. 최소 가입 금액은 5000만원, 기본 투자 기간은 3년이지만 중도 환매에 제한은 없다.

현대증권은 지수 ETF와 레버리지 ETF를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현대 able Flexible-ETF 적립식 랩’을 권한다. 기준 지수보다 주가 지수가 내려가면 레버리지 ETF 비율을 점차 늘리고 반대의 경우엔 지수형 ETF에만 투자한다. 김신환 현대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주가 하락 시 적극적인 레버리지 투자로 한발 나아간 적립식 투자 상품”이라며 “대내외적인 변수가 많은 현재의 투자 환경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오페라 2.0’은 ETF를 활용해 국내외 주식·채권과 대안 자산에까지 투자할 수 있는 랩 상품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돼 1년 만에 1700억원어치가 팔렸다. 위험 선호도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포트폴리오가 고정된 표준형과 개인별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으로도 나뉜다. 최소 가입금액은 표준형 5000만원, 맞춤형 5억원이다.

절세효과 있는 해외 ETF랩도 주목
해외 주식 시장에 랩어카운트를 통해 투자하면 절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1년 기준으로 수익금 중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250만원을 초과한 수익에 대해선 양도소득세(22%)를 내게 된다.

대신증권은 뉴욕·도쿄·홍콩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밸런스 글로벌 ETF랩’을 내세운다. 자체 개발한 MSCI 국가 가치 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국가별 투자 매력도를 평가해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거래소에 따라 미국·홍콩 달러, 위안화, 엔화 등 4개 통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인섭 대신증권 고객상품본부장은 “전문가에게 해외 투자를 맡기기 때문에 고객이 거래소, 투자국가, 종목을 선정할 필요가 없다”며 “복잡한 해외 투자 절차가 고민인 고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 가입 기간은 1년 이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거대한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컨슈머 투자’를 제안한다. 단순히 소비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브랜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잡은 미국·유럽의 선진 기업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다. ‘글로벌컨슈머랩어카운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구글ㆍ아마존ㆍBMWㆍ나이키 같은 선진 기업 15~20곳에 집중 투자한다. 이관순 미래에셋증권 랩운용팀장은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률은 높은 기업들로, 대부분 변동성에 강한 달러 자산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을 보탠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컨셉트로 출시된 펀드인 ‘미래에셋 그레이트 컨슈머 펀드’는 1년 수익률이 18일 현재 38%에 달한다.

가치주ㆍ롱숏 투자도 인기
가치주 펀드와 롱숏 펀드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기 펀드다.

한국투자증권의 ‘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호’는 2006년 4월 출시돼 7년여간 수익성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이 회사 대표 펀드다. 내재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주식을 산 뒤 적정한 가격에 파는 ‘가치투자 방식’으로 운용된다. 운용 자산의 7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데도 위험관리에 철저하다는 것이 특징. 운용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측은 연간 1400회가 넘는 기업 탐방을 다니며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연평균 19%대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국내 최초로 환매 수수료를 가입 후 3년까지 부과하고 있다.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3년 이상 가치주에 투자한다면 반드시 결실을 본다는 걸 이해하는 투자자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주식 매수(롱)와 매도(숏) 전략을 함께 구사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사투자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매수 포트폴리오를,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매도 포트폴리오를 짜 주식 시장의 흐름에 관계없이 중수익을 노린다. 18일 기준 1년 수익률이 10.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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