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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의 중국 엿보기] 北 고민거리 대미 공공외교

미국 쪽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여 년간 북핵 관련 협상을 하면서 심심찮게 중국에 관해 느끼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모양이다. 북·중 관계가 겉으로는 ‘혈맹관계’라지만 사실 북한이 제일 못 미더워하는 나라가 중국이고, 만약 미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북·미 평화협정을 맺으면 북한은 ‘미국 편이 되겠다’는 요지다. 내심이야 어쨌든 북한은 이런 메시지를 종종 미국 측에 흘렸고, 미국 측 안보 관계자들은 이를 중국 측에 반(半)농담조로 전달해 주었다. 그래서 이것은 미국도 중국도 아는 공개된 ‘비밀’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미·중의 서로 다른 반응이다. 북한과 국경을 직접 맞댄 중국은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중국이 매번 북측 도발에 제재다운 제재를 못한 속사정이 여기에도 있을 것이다. 북·미가 비밀리에 양자회담을 하면 중국은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 혹시 모종의 ‘딜’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다. 그래서 중국은 북핵 관련 협상을 되도록이면 중국이 관리하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진행하려 노력해 왔다. 좌장 역할도 하고 주요 정보도 얻는 ‘일석이조’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미국 방문에 이어 평양을 방문하자 조만간 6자회담이 속개되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분분했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북·미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국으로선 체면이 깎이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6자회담 의장국의 역할을 십분 활용해 미국에 가서는 미국의 의중을 타진할 수 있고, 북한에선 북측의 의도를 다독일 수 있어서다.

6자회담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한국 언론이 보도하는 것보다 조금 더 원칙적이다. 북한이 먼저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렇게 여유 있는 태도를 갖는 이유는 뭘까.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3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핵보다는 좀 더 해결 가능성이 큰 이란 핵문제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외교적 업적을 의식한 전략이다. 여기엔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도 자리 잡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이런 심리기제를 북한 정권은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의 부상으로 아태 지역의 주도권을 위협받는 미국의 입장에선 북한이야말로 대중 견제의 전략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북한과는 ‘한 팀’이 되기 싫다는 게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심리 상태다. 북한은 독재 정권 중에서도 격(格)이 다른 독재이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기에는 인권 유린이 너무 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이란과 함께 몇 년째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나라’다. 미국 유권자들의 대북 혐오감은 워싱턴 정가에 그대로 투영된다.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북·미 평화협정이 이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북한 정권은 과연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미국 정부가 북·미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상원 표결에서 3분의 2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미국 사회의 대북 혐오감이 개선되지 않는 한 오바마 정부가 평화협정을 제안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북한이 북·미 평화협정을 진짜로 원한다면 핵무기 개발과 각종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이제라도 대미 공공외교를 시작해야 할 이유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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