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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금융투자업 60년 …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날 때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
올해는 금융투자협회가 창립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협회의 역사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금융선진국에 비하면 출발은 늦었지만 숨 가쁘게 달려온 한 갑자(甲子)였다. 그간 우리 자본시장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지원자로서 산업의 역군들이 성장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해왔다.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도 고성장세의 청년기를 거쳐 어느덧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한 성장기반을 조성하고 미래 세대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무엇보다 지속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중요해졌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역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이를 위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모험자본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나 혁신기업의 성장 토대가 되어야 할 자본시장과 그 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부족하다. 또한 물가상승률도 따라잡지 못하는 연금자산 관리가 미래에 큰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자산의 90% 이상이 원리금 보장상품에 묶여 있다.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국가경제적 역할과 중요성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금융업 간 내에서의 심각한 불균형 현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그룹은 각 계열 금융사 간 시너지를 통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세계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전통적 금융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의 균형 발전과 시너지 창출은 우리의 금융이 해외로 나아가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우리 경제는 60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출발하여 반도체·조선·스마트폰 등 제조업 분야에서 다수의 세계 1위가 나올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는 금융이 나서야 할 차례다. 그러나 아쉽게도 금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여전히 ‘육성’보다는 ‘규제’에 치우쳐 있다. 금융업이 발전한 세계 유수의 선진국들이 투자자 보호를 중요시하면서도 시장과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 도입에는 신중한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2년 말 연금시장 규모는 553조원가량이며, 2020년께에는 약 1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금융투자산업에 있어 큰 기회이며, 미국·호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연금-자본시장 간 선순환 고리 형성은 개인의 노후준비 그리고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기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금융투자회사와 고객 간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회사가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골라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이해상충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자문판매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신뢰를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신뢰는 당장의 인기나 회사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하게 위험을 관리하고 고객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계기로 투자은행 업무의 기반이 마련된 점도 금융투자업권에는 또 하나의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과도한 자본 요건(NCR)이나 기업여신 한도 등에 대한 지속적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IB) 탄생의 분위기가 한층 성숙해질 것이다.



 실물경제가 자동차라면 금융은 연료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도 연료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권이 60주년을 맞이한 지금, 또 다른 60년은 앞으로 5년, 10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투자산업은 글로벌 장벽들이 이미 무너졌고 무한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좁은 국내를 넘어 세계를 염두에 둔 보다 장기적이고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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