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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물 새고, 곰팡이, 고장 … 복지 누리기 힘든 사회복지관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6종합사회복지관 지하 강당 장비실. 천장에서 새는 물을 받기 위해 비닐막과 양동이가 놓였다. 1994년 지어진 이 복지관은 누수가 심각한 상태다. [김성룡 기자]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6종합사회복지관 지하 강당. 노래 강사의 지도에 따라 할머니 50여 명이 박수를 치며 신나게 가요를 부르고 있었다. 경쾌한 트로트 가락과는 달리 1994년 건축됐다는 복지관 건물 상황은 심각했다. 강사가 선 강단 옆 장비실 바닥에는 물받이용 양동이가 보였다. 건물 벽 일부에선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있었다. 복지관 김동주 안전관리인은 “몇 년 전부터 지하 천장의 누수가 너무 심해 설치했다”며 “여름이면 바닥에 물이 흥건해지면서 습도가 높아져 이용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올 초 SH공사에서 점검을 나왔는데 ‘건물 전체가 물을 흠뻑 머금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며 “시에서 매년 수천만원의 보수비가 나오지만 상한 곳이 너무 많아 그중 한 군데 고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고 말했다.



노후화 심각 … 437곳 중 20년 넘는 건물 41%

 주민 한재형(84)씨는 “비가 오면 물이 줄줄 새서 이용하기 불편하고 때로는 겁까지 난다”며 “지하뿐만 아니라 위층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역 복지 시설의 기둥 격인 사회복지관이 시설 노후로 제기능을 다 못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전국 사회복지관 437곳 중 20년 이상인 곳이 177곳으로 41%에 이른다. 이 중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아파트 안의 사회복지관 상황은 더 열악하다. 영구임대 아파트 지역에 세워진 사회복지관은 전국 157곳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인 80곳(51%)이 20년 이상 됐다. 지은 지 15년이 지나지 않은 곳은 5곳(3%)뿐이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도 영구임대 아파트 안에 있다. 건립 20년이 가까워오는데 지난해에는 오배수 펌프가 고장 나 한동안 복지관 기능이 마비됐다. 김상진 관장은 “1989년 영구임대 아파트 지역에 사회복지관 건립이 법적으로 의무화되면서 그 몇 년 새 복지관이 집중적으로 들어섰다”며 “공사가 빨리 진행돼선지 당시 지어진 복지관들이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건립 당시 지하에 목욕탕을 설치하는 등 ‘복지관’ 기능을 고려한 설계가 아니었던 점도 노후화를 앞당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은 언감생심이다. 사회복지관은 2005년 지방형 사업으로 이전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주체가 됐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신규 건립 불가방침을 정했다. 기능보강비 명목 지원금도 복지관당 연간 1억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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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은 “지원금 갖고는 대대적인 보수는 엄두를 못 낸다”며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 종합안전진단을 시행하고 원천적인 보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합리적인 보조금 규정도 문제다. 지난 11일 점심 때 서울 강북구 수유종합사회복지관 4층 식당 배식대에 동네 어른들이 길게 줄을 섰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는 노인이 하루 200여 명. 바쁠 때면 복지사와 직원 7명이 총출동해야 한다. 그러나 직원수는 서울 복지관 평균(15.7명)의 절반도 안 된다. 이 인원이 강북구 전체 독거 노인의 39%를 관리한다. 공도윤 관장은 “정상적으로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999년부터 ‘자치구 인구 10만 명당 1개 복지관 원칙’을 적용해 왔다. 이를 초과해 지은 복지관에는 경상보조금(복지관당 평균 6억원)을 지급하지 않는다. 강북구는 인구 34만 명이다. 복지관 5곳을 지었으나 3곳만 지원을 받는다. 수유복지관의 경우 2002년 설립 이후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다가 2009년부터 1억5000만원씩을 특별 보조금 명목으로 받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 김미현 연구위원은 “자치구마다 복지 수요 계층이 천차만별인데 단순 인구수로 규제하는 건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지방 복지관의 여건은 더 나쁘다. 보조금이 전북은 2억8000만원, 충남은 2억6000만원이다. 서울 지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북의 한 복지관 관장은 “인력도 부족한 데다 월급도 복지부 가이드라인의 85%만 주고 있는 형편”이라며 “지방의 우수 인력이 그만두고 서울로 옮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숭실대 정무성 교수(사회복지학)는 “인건비·사업비가 복지관 전체 예산의 87%를 차지하고 있어 보조금 규모에 따라 복지 서비스의 질이 좌우된다”며 “노인·장애인 복지관과 달리 적정 인력배치 기준도 없어 인력 짜내기 구조가 고착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이정봉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사회복지관=지역 주민의 복지를 위해 전문 인력을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말한다. 기초수급자·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펼치고 맞춤형 사례 관리와 마을공동체 사업도 벌인다. 한 곳당 평균 연인원 19만 명이 이용한다. 2012년 12월 현재 전국 437개소가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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