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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니, 춤꾼들 무대로 날아들었다

프랑스 무용단 ‘뮤제 드 라 당스’의 뉴욕 현대미술관(MoMA) 공연 장면. 24일까지 열리는 뉴욕의 퍼포먼스 비엔날레 ‘퍼포마 13’ 개막작이다. ‘춤추는 미술관’을 뜻하는 이 무용단은 미술관 자체를 생동하는 것들을 위한 전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 MoMA]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2층 홀. 양쪽으로 미국회화와 1980년대 이후 미술 전시장이 있다. 관람객으로 북적대는 이곳에 지난 1일 가설무대가 설치됐다. 전신 타이즈를 입은 무용수 6명이 리허설을 포함해 5시간째 역동적 춤을 추고 있었다.

프랑스 무용단 '뮤제 …'
뉴욕 현대미술관서 공연



 프랑스 무용단 ‘뮤제 드 라 당스(Musee de la danse)’의 ‘플립 북(Flip Book)’이다. 책 넘기는 퍼포먼스와 함께 진행된 무대였다. 관중석 맨 앞에 놓인 커다란 책은 현대무용의 혁신을 이룬 안무가 머스 커닝엄(1919∼2009)의 작품 모음집. 책 속의 안무 사진을 무용수들이 빠르게 재현했다. 미술관 공연다운 역사적 기록(아카이브) 성격을 띠는 공연이었다. ‘춤추는 미술관’이라는 이 무용단은 미술관들이 반기는 단체다. ‘플립 북’은 지난해 런던 테이트 모던의 퍼포먼스 공간인 터바인홀(Turbine Hall)에서 선보인 것으로 이번이 미국 초연이다.



 이날은 퍼포먼스 비엔날레인 ‘퍼포마(Performa) 13’의 개막일이었다. 24일까지 뉴욕의 미술관·공연장·카페 등 48곳에서 100여 예술가가 행위예술을 펼친다. 스테인리스 스틸 식기와 회전초밥용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활동을 하는 인도 미술가 수보드 굽타는 손수 인도의 가정식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는 퍼포먼스를 9일간 벌이기도 했다.



 퍼포마는 미술사가 로슬리 골드버그가 2004년 창설했다. 골드버그는 “몸의 언어라 할 퍼포먼스 아트는 어느 나라에나 있으며, 100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그걸 한데 모으는 국제적 시도는 없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 등 주요 미술행사에선 퍼포먼스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러나 그뿐, 곁다리 행사 정도로 취급돼 왔다”며 “퍼포먼스만을 위한 비엔날레를 열어 ‘살아있는 미술관’을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예산은 250만 달러(약 26억원), 정부 지원은 없고 일반 모금, 저술과 강연 수입 등으로 꾸린다. MoMA·구겐하임 같은 유수의 미술관, 뉴욕의 신생 문화지구로 떠오르는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카페, 컬럼비아 대학, 심지어 타임스퀘어 전광판에서 30분짜리 퍼포먼스 영상을 상영하는 등 도깨비 같은 행사다. 역대 참가자는 아니쉬 카푸어·시린 네샤트·윌리엄 켄트리지 등 세계적 작가, 한국에선 김성환·정연두씨가 참여했다.



 미술과 행위예술의 만남은 세계적 추세다. 영국 출신의 티노 세갈은 사람들이 전시장 바닥에 앉아 낮은 소리로 읊조리는 퍼포먼스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무브(MOVE): 1960년대 이후의 미술과 무용’전을 열었다.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었던 전시로, 뮤제 드 라 당스·윌리엄 포사이스 등 무용계 인사들이 만든 관객 참여형 작품도 나왔다.



 신체에 대한 탐구 또한 현대미술이 천착해야 할 주제이며, 현장에서 흘러가는 것들도 전시장에 담겠다는 움직임이다. 1970년대 백남준이 활약했던 플럭서스 운동 같이 회화·설치뿐 아니라 음악·무용까지, 뭐든지 가능했던 미술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이다. 골드버그는 “뉴욕의 미술은 이미 너무 세련됐고, 과도하다. 어디까지가 적절할지에 대해 자문한다”고 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정재왈)는 국내 기획자 양성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비아(Project ViA)’의 일환으로 갤러리 팩토리 홍보라 디렉터, 변방연극제 임인자 예술감독 등 젊은 기획자 6명의 퍼포마 참관을 지원했다. 토탈미술관 이여운 큐레이터는 “건축·미디어아트 쪽에 선도적 관심을 보여왔던 MoMA는 올해 퍼포먼스 아트 부문을 신설했다. 국내 미술계 역시 이 방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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