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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10대도 뛰어든 사이버 도박…중국조직까지 개입

[앵커]

거액 도박을 한 유명 연예인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줬죠? 요즘 무섭게 번지는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을 추적해 봤다니 중국계 자금의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손용석, 김민상, 신혜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성진/방송노조 코미디언 고문 변호사 : 연예인이니까 게임 머니를 그냥 준다던지 해서 일종의 유혹하는 거죠. 한번 해 봐라.]

[유흥업소 직원 : 처음엔 5000원 걸어서 운좋게 300만원 따는 사람들도 있고….]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윤재필/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사설 스포츠 토토 도박 사범들에 대해서 수사를
벌인 결과 모두 31명을 인지해….]

연예인 7명을 거액 도박 혐의로 적발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인기 MC로 활동 중인 탁재훈과 이수근씨, 그룹 HOT 출신의 토니안과 신화 멤버인 앤디, 방송인 붐과 개그맨 양세형, 공기탁씨 등 시청자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해온 스타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음습한 도박의 늪에 빠져든 겁니다.

연예인들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건 불법 스포츠 토토.

휴대전화 메시지로 스포츠 경기 결과에 거액의 판돈을 걸 수 있는 도박입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연예인들 경우엔 도박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했거든요. (그건) 촬영하다가 잠깐 시간이 날때마다 확인할 수 있어요.]

특히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연결고리가 됐습니다.

[윤재필/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도박업자들은) 유흥점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동료 및 손님, 축구동호회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들을 은밀하게 끌어들였습니다.]

취재진은 유흥업소를 발판으로 자라고 있는 불법 스포츠 토토를 직접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스위스의 축구 경기가 열린 지난 금요일 저녁.

경기를 생중계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운영자가 갑자기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합니다.

해당 주소를 따라 들어가자 채팅창엔 스포츠 도박 용어들이 쏟아집니다.

경기에 판돈을 건 사람들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다른 사이트에선 서비스 포인트를 주겠다며 유인합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불법 도박을 하는 서울의 한 유흥업소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웨이터 박모씨가 휴대전화를 통해 해당 사이트들에 접속해 판돈을 겁니다.

[박OO/유흥업소 종업원 : 오늘 스위스가 이길지 한국 이길 수 있을지 알고 있겠어요. 그걸 정배(확률이 높은 팀이 당연히 하는 승리)라고 해요. 사이트를 3~4개씩 가지고 있어요. 여기 1.8배 주고 저기 1.85배 주면 (높은데) 들어가죠. 잠깐 손님 받고 올게요.]

이미 유흥업소 직원들 사이에 불법 도박은 심각하게 퍼져 있습니다.

[류00/단란주점 종업원 : 보통 10만~20만원 하다가 100만원, 그러다 많이 하면 500만원. (요즘 주변 분들 많이 하세요?) 70% 가까이는 하죠. 다른 업소는 아가씨들까지도 (하죠). 하는 사람들 많아요.]

유흥업소 직원들이 스포츠 도박에 빠진 이유가 뭘까.

[전직 개그맨 : 왜 웨이터들이 많이 하냐면요. 경기가 전부 심야에 있어요. 밤에 일하는 애들이 모바일로 언제든지 결과 보고, 중계 보죠.]

이들 중 일부가 유흥업소에 출연자로 또는 손님으로 오는 연예인들을 온라인 도박으로 끌어들인 겁니다.

[김성진/방송노조 고문 변호사 : 연예인들은 단골, 자주 가는 데만 갈거예요. 친하게 지내다보니 이런 도박이 있는데 좀 재미있다 하면 가볍게 생각해서 처음에 도박할 때는 누구든지 그렇잖아요?]

[앵커]

현장을 취재한 김민상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불법 스포츠 토토가 왜 이렇게 급속히 퍼지는 건가요?

[기자]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는 액수 제한 등 여러가지 제한이 많습니다.

그런데 불법 토토는 그런 게 하나도 없으니까 베팅액수도 크고요, 휴대전화로 어디서나 베팅을 할 수 있으니까, 처음엔 재미 삼아 하다가 빠져드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왜 연예인과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많이 빠져드는 건가요?

[기자]

이 사람들이 도박을 하는 게임은 주로 해외 스포츠, 그러니까 우리나라 시간으로 심야에 열리는 경기가 많습니다.

한밤 중에 잠시 짬이 날 때 휴대전화로 돈을 걸 수 있으니까, 내기처럼 시작했다가 점점 액수가 커지는 거지요. 자세한 내용 보시죠.

+++

연예인들이 주로 판돈을 건 게임은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영국 프리미어 경기 등
굵직한 해외 스포츠.

[이수근/연예인 ('상류사회' 중에서) : 토토 어떡하냐, 짜증이 나네요.]

문자 메시지로 쉽게 베팅할 수 있는데다 가족이나 매니저의 차명 계좌로 돈을 주고받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도박에 쏟아부은 돈은 2천만 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이 넘습니다.

특히 개그맨 공기탁 씨는 판돈이 17억 9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직 개그맨 : 오늘 공기탁이도 신문에서 나와서 전화를 했는데 환장 하더라고. (금액이 큰 게) 계좌를 여러 개 안 쓰고 하나를 쓰니까. 누적금액이 커서 그런 거라고. 걔는 먹고 살기 힘든 애에요.]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전직 개그맨 : 사실 스포츠 베팅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규모가 1000억 원 이상됩니다.]

연예인들의 '끼리끼리' 문화가 죄의식을 둔감하게 만든 측면도 있습니다.

탁재훈, 이수근 씨의 경우 축구 동호회에서 만난 도박 운영자들의 권유로 베팅을 시작했습니다.

[개그맨 매니저 : 아무래도 하시는 분들은 축구도 좋아하고 그럼 선수들 이름도 알고 관심도 있으니까 맞출 수 있겠거니 하고 하지 않겠어요.]

토니안과 앤디, 붐과 양세형 씨는 연예병사로 복무하다 휴가 때 도박을 시작한 뒤 복무 중에도 휴대전화로 돈을 걸었습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차명계좌 통해 이뤄지니, 운영자가 말하지 않는 한 밝혀질리 없어. 죄의식이라기 보다는 겁이 없어져요. 겁이.]

[앵커]

저렇게 해서 연예인들이 빠져드는 군요.

[기자]

네, 직장 동료나 친구들끼리도 축구 경기 있으면 점수 맞추기 내기 같은 걸 하잖아요.처음엔 그런 기분으로 시작한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문제는 갈수록 액수가 커지고 중독이 된다는 거지요.

[앵커]

그런데, 도박 양상이 점점 심각해 진다면서요?

[기자]

예. 무엇보다 10대들 사이에 퍼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요즘 학생들도 휴대전화를 많이 갖고 있으니까, 그런 거죠. 그리고 불법 도박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의 범죄조직이 달려들고 있습니다. 이 내용 보시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데에는 중국의 영향이 큽니다.

포털사이트에 '스포츠토토 사이트 제작'이라는 문구를 입력하니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가 뜹니다.

전화를 거니 중국에 있는 조선족이 받습니다.

[불법스포츠토토 사이트 제작자 : (중국 사람인가요?) 네네. (중국에 계세요?) 네. 단속 때문에 서버는 국내로 할 수 없고 홍콩이나 미국, 일본으로 줘야 돼요.]

계약금 50만원이면 바로 도박판을 차릴 수 있습니다.

[불법스포츠토토 사이트 제작자 : 계약금이 50만원이고요. 일단 사이트 세팅해드려요. 나머지 금액은 (나중에) 지불하시면 되고요.]

[정승찬/인터넷 업체 대표 : 거의 불법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아니면 찾지를
않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제작하지 않습니다.]

중국계 자금이 국내 유명인을 옭아맨 사례는 한 두 건이 아닙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도 그 중 하나입니다.

2011년 최성국 선수의 승부조작 사건 때 브로커였던 김 모씨가 강 전 감독 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성국 선수는 재판에 나와 김씨가 중국인과 함께 호텔 방에서 자신을 협박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강동희/전 감독 사건 수사 검사 : 우리가 수사할 때 중국 조폭하고 중국하고 연관성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 명확하게 파헤치진 못했어요.]

근거지가 해외라 단속도 어렵습니다.

[김철민/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 : 금년 중 (조사한) 10건의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파악해 본 결과 9건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었습니다.]

설사 적발돼도 대부분 벌금형입니다.

[고 모씨/대학생 이용자 : 2년 전부터 시작했어요. 주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벌금 받고 끝나니까 (괜찮아요.)]

더 큰 문제는 이 불법 도박이 10대 사이에 무섭게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불법스포츠토토 피해자 : 월드컵 경기를 맞추는 게임이 있더라고요. 중·고등학생들도 잠을 못자더라고요. 토토하느라.]

일단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철민/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 : 피해자가 강력하게 처벌을 원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재판 형량들이 다소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진녕/변호사 : 유명인은 도주우려가 적기 때문에 영장을 기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검찰로서도 구속기소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불법 도박이 심각한 사회악이라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우선 10대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라도 서둘러 마련해야겠네요. 김민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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