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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기의 글로벌 포커스] ‘디플레이션’과 ‘자산 버블’이 동시에 온다?

글로벌 경제의 향배와 관련해 요즘 두 개의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바로 디플레이션과 신용버블이다. 상충하는 특성상 서로 양립하기 힘들어 보이는 두 상황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디플레에 대한 우려는 저물가 내지는 물가 하락이 경제를 옥죌지 모른다는 얘기가 된다. 때문에 아직까지 인플레 걱정이 없다면 시중에 풀린 돈을 서둘러 회수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더 풀어도 상관없다는 정책 제안이 가능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뜻밖에도 기준금리를 0.25%로 낮췄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 재닛 옐런이 양적완화를 당분간 더 지속할 뜻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반면 신용버블을 경고하는 소리도 부쩍 커지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이 결국 자산가격 버블이라는 형태로 이어져 사고를 치고 말 것이란 전망이다. 원조 ‘닥터 둠’ 마크 파머와 올 노벨 경제학 수상자 로버트 실러 교수,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 등이 그 대열에 섰다. 이들은 2006~2007년 미국 주택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인물들이다.

지수만으론 아직 물가 걱정 없어
과연 어느 쪽이 맞을까? 결론은 둘 다 맞을 수 있다는 쪽이다.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표현되는 전체 물가 수준은 매우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 등 국지적 분야에 버블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일러스트 강일구
루비니 교수의 진단을 들어보자. “물가 지표가 디플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낮게 발표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돈 풀기를 지속하고 일부 금리를 더 낮추게 될 것이다. 실물경제는 회복되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다. 그런데 잔뜩 풀린 유동성이 슬슬 특정 지대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실물경제 쪽이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 주식부동산 같은 일부 자산으로 돈이 쏠리면서 버블이 본격 형성될 것이다. 후유증이 걱정된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지난 9월 CPI 상승률은 연 1.5%로 지난해 상승률(2.3%)을 크게 밑돌고 있다. 경제 예측기관들은 이런 추세가 이어져 내년에도 1.5%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본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의 경제 회복 속도와 일자리 증가는 신통치 않을 전망이다. 각국 중앙은행으로선 돈을 계속 넉넉히 공급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미국이 내년 3월께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채권 매입을 통해 강제적으로 시장에 투입하는 유동성의 수위를 조금씩 낮춰나가겠다는 것일 뿐이지 기준금리가 제로인 상황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돈을 끌어다 쓰겠다는 의지가 있는 고신용의 경제 주체들은 얼마든지 싼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점은 일러야 2016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실물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위험은 크지 않다. 미약할 따름이지 회복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불황을 극복한 글로벌 1등 기업들은 더욱 강해졌다. 2등, 3등의 경쟁 기업들이 주저앉으면서 더 확고한 시장 입지와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나라에선 신흥 벤처기업들이 쑥쑥 성장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국의 올 기업공개(IPO) 실적은 2000년 닷컴 버블 때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식·부동산 투자에 안성맞춤인 환경
부동산 시장도 비슷하다. 글로벌 교역과 인력 이동이 다시 늘어나면서 세계 주요 대도시의 주택과 빌딩 실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싼 금리를 지렛대로 한 투기성 자금까지 여기에 가세한다. 뉴욕과 런던, 베를린 등 국제 도시의 부동산 값은 2007년 버블 절정 때 수준을 속속 넘어서고 있다.

신용버블이 생긴다 해도 짧은 시간 안에 터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버블이 내년에야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란 얘기가 주류다. 루비니 교수도 버블을 경고하면서도 “지금 주식을 사면 돈 좀 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럼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미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인플레 국가를 피하라”는 답을 내놓았다. 마켓워치는 “인플레가 죽었다고? 천만의 말씀!”이란 글을 통해 신흥국들 중에는 인플레가 심해지는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 나라에선 신용버블이 이미 정점일 수 있고 물가 안정과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인도나 브라질 등이 그렇다.

한국은 어떤가? 일단 인플레 걱정은 없다고 볼 수 있다. 10월 CPI 상승률은 0.7%로 한국은행 목표치(3±0.5%)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자산시장은 현재 꿈틀거리는 듯하면서도 선진국들처럼 화끈하게 우(右) 상향으로 방향을 틀지는 못한 모습이다. 명분과 심리가 중요하다. 선진국들처럼 기업이 수익을 키우고 창업 생태계가 작동하면서 미래 경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주식도 부동산도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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