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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왜 금 갔는지 깜깜 … 체계적 조사 없어 대책도 깜깜

1 횡단 균열된 본존불 대좌의 앞부분(점선). 화살표는 하중이 작용하는 방향이다. 이 균열로 대좌 본체는 두 부분으로 나뉜 것이다. 본존불 기준 대좌의 왼편(2)과 오른편(3)에는 균열된 부분을 강화제로 때워 놓은 자국이 나 있다. [사진 문화재청]
석굴암 본존불의 균열은 미스터리다. 언제, 왜 금이 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1976년 이후 석굴암 내부가 공개되지 않아 연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현실을 모르니 대책도 막막하다. 그래서 추측과 의견이 꼬리를 문다.

석굴암 본존불 대좌 균열의 미스터리

 먼저 균열의 발생 시기와 원인에 대해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일제강점기 이전의 붕괴 현상’이라고 추정한다. 그는 “일제강점기 이전 석굴암의 돔 앞이 붕괴됐었다는데 그때 쪼개졌을 수 있다”고 본다. 돔이 무너질 때 위에서 돌이 떨어져 충격을 가했는데 지금 대좌 모서리에 남아 있는 깨진 자국이 증거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지는 기록이 없어 확인할 수 없다. 심지어 1909년 일본인이 발견하기까지 석굴암은 한국사에서 사라져 있었다. 1961년 11월 2일자 동아일보는 ‘『굴암』을 처음 발견한 것은 한일합방 직전인 통감부 시대의 어느 경주(慶州) 우체부였다’고 보도했다. ‘토함산의 동산령을 넘어 동해안 지대로 우편 배달을 가던 우체부가 범곡(凡谷) 근처에서 능 같은 것을 발견해 가까이 가보니 입구에는 문이 있고 천장은 무너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편 배달을 마치고 일본인 우체국장에게 보고를 했고 대정(大正) 2년(1913년)에 수리 공사를 착공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한국 역사에선 석굴암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김 연구관에 따르면 고려사와 조선왕조 실록에도 기록은 없다. 삼국유사만 제대로 썼는데 ‘현재 y자 형태로 깨진 천장의 뚜껑은 창건 때 깨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처럼 모르니 본존불과 돔의 안전은 더욱 위태롭게 보인다.

내시경으로 본 본존불과 대좌 사이의 갈라진 틈(4·5). 2012년 관찰 결과 틈에서 4개의 철편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철편과 맞닿아있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6은 본존불과 대좌의 충돌로 발생해 균열이 생긴 모습. 이유는 모른다. 본존불 20t의 무게를 못 견뎌 균열이 생긴 대좌 아랫부분(7·8). 수직다리인 동자주가 비틀리기까지 했다.
 실제로 2012년 내시경으로 촬영된 본존불의 상태는 위태로워 보인다. 바닥에 딱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있는 모습은 사뭇 불안하다. 그 사이에 고여놓은 ‘고임 철편’(사진 4·5)은 녹까지 슬었다. 철편 자체는 석조 건축물을 만들 당시 조상 때부터 사용돼 온 방법이라 뭐라 할 것 없다. 그러나 녹슨 철편은 거대한 20t 돌에 언제 짜부라질지 모른다. ‘살짝 기우뚱’이 무너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더 복잡해진다. 우선 본존불의 재료인 화강암 문제다. ‘경주 석굴암 안전점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본존불 정면 대좌 상판의 강도는 47인데 신선한 화강암이라면 240이 돼야 한다. 건조된 뒤 1300년가량 세월이 흐르면서 강도가 80% 줄어든 푸석푸석한 화강암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에 따르면 여기에 암석의 조도(粗度)와 인장 강도라는 낯선 문제도 끼어든다. 암석들은 포개질 때 매끈하게 딱 붙지 않는다. 표면이 거칠기 때문인데 그 거친 정도가 조도다. 들쑥날쑥한 표면 가운데 맞닿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힘을 받는데, 암석의 경우 아랫돌 4%가 윗돌의 무게를 받아낸다. 그런데 이렇게 좁은 영역으로 하중이 몰리면 정으로 돌을 쪼는 듯한 상황이 된다. 이를 견디는 힘이 인장 강도인데 그 강도는 압축 강도의 15분의 1이다. 전체를 누르는 힘의 15분의 1이 한 부분으로 몰리면 돌은 쪼개진다는 의미다.

 결국 불안하게 보는 전문가들은 “푸석푸석한 화강암이 역시 푸석푸석한 화강암에 놓여 있는데 몇 군데에 힘이 집중되다 보면 언제 돌이 갈라져 균형이 깨질지 모른다. 게다가 고임 철편도 크기가 적절한지도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대좌의 균열 폭도 대체로 1㎜ 정도이며 폭도 줄어드는 추세이고 안정돼 있다고 본다.

 새로운 핵심 문제는 석굴암 내 진동이다. 석굴암에는 상시 진동이 있다. 굴 내 결로(이슬 맺힘) 현상을 막기 위해 가동 중인 공조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자료에 따르면 석굴암 내 진동은 국제표준인 ‘스위스 문화재 진동관리 기준 초당 1.5㎜’의 10% 수준이다. 균열을 일으키거나 구조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연구관은 “공조기 진동이 돌을 깰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굴암 점검단의 유일한 진동 전문가인 서울과학기술대 윤성원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계측은 진동이 가장 큰 곳에서 해야 하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측정 장소 여덟 곳 가운데 진동이 가장 클 수 있는 본존불 머리 윗부분은 제외돼 있다”면서 “그래서 일상 점검 차원에서 파악한 진동 수치가 국제기준을 충족시킨다 해도 실제론 정밀 진동 계측을 통한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동 원인으로 공조기만 꼽는데 그게 원인이 되려면 주파수 분석까지 해야 한다”며 “이는 보고서에 나와 있지 않으며 보고서는 진동 크기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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