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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쓸쓸히 부는 바람아, 역수가 차갑구나!(風蕭蕭兮易水寒) 장사가 한번 떠나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壯士一去兮不復還)”

壯士斷腕<장사단완>

중국 전국(戰國)시대 말기 진왕(秦王) 정(政)을 암살하러 떠나던 자객 형가(荊軻)가 역수(易水) 강가에서 부른 ‘장사가(壯士歌)’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자객열전에는 연(燕)나라 태자 단(丹)과 형가가 거사를 모의하고 단행하는 과정이 자세하게 나온다.

장(壯)이란 한자는 소리를 나타내는 장(爿)과 뜻을 나타내는 ‘선비 사(士)’로 이뤄진 글자다. 큰 남자, 씩씩한 사내란 뜻이다. 사(士)는 본디 남자의 생식기를 본뜬 상형문자란 설과 일 하나(一)로 시작해 열(十) 가지 성과를 거두는 ‘능력자’를 뜻하는 회의문자라는 설이 전해진다.

“군자는 흠을 버려 재주를 드러내고, 장사는 팔을 잘라 전체를 보전한다.(君子棄瑕以拔才 壯士斷腕以全質).” 당(唐)나라 두고(竇皐)가 지은 『술서부(述書賦)』에 ‘장사단완’의 첫 용례가 보이는데, 대의를 위해 일부를 희생한다는 뜻이다.

지난 12일 중국공산당 제18기 3중전회가 끝났다. 중국은 1978년 개혁ㆍ개방 이래 35년 동안 상위 20%가 80%의 부를 가져간다는 ‘팔레토 법칙’이 지배했다. 이번 3중전회로 ‘칼도-힉스 효율성’을 우선하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혜를 받는 자의 이익 총합이 잃은 자의 손해를 보상하고 남음이 있는지 우선 따지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부 기득권층의 손해를 강제하겠다는 선언이다. 장사단완은 그 방법론이다.

장사단완은 개혁에 임하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각오이기도 하다. 리 총리는 지난 9월 다롄(大連)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우리는 장사단완의 결심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말에는 믿음이, 행동에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言必信 行必果)”고 말했다.

한 중화권 언론은 이번 3중전회를 “중국공산당이 단행한 첫 ‘변법(變法)’”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역사상 변법은 많았다. 왕안석(王安石)과 강유위(康有爲)의 변법 등. 하지만 성공한 개혁은 적었다. 변법에는 그에 상응하는 지식과 기교, 준비가 필수다.

중국은 반(反)개혁 세력과 전쟁을 시작했다. 한국도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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