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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상국가화라는 말 불편 아베, 잘못된 발언 뒤 즉각 수정

야마구치 노보루(山口昇·62) 육상자위대 중장 출신의 일본 내 대표적 군사전략가. 방위대를 졸업한 후 미 플레처 국제대학원에서 국제문제를 연구했다. 현재 방위대 교수로 일한다.




아베의 일본, 뭐가 문제인가 … 중·일 전문가 인터뷰

-일본은 왜 미국의 NSC와 비슷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만들었나.

“일본의 정치시스템으론 총리가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게 돼 있다. 대통령제가 아니어서 각 부처가 독립적으로 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총리가 각 분야 정보를 한꺼번에 취합하는 게 쉽지 않다. 동일본 대지진처럼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긴급사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총리에게 핵심 정보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게 이 기구다.”



-한·중에선 이를 군사대국화의 맥락에서 본다.

“군사문제는 1차적으로 방위성에서 다루게 된다. 동일본 대지진 때도 그랬지만 이번 필리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효율적으로 복구하기 위해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에 초대형 태풍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본 필리핀에 수천 명의 자위대원이 파견된다. 이런 일엔 신속한 의사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의 정상국가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정상국가란 용어 자체가 거북하다. 뭐가 정상국가인가. 미국인가, 아니면 한국이 정상국가의 모델인가. 일본이 책임 있는 나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게 옳다. 그러나 여기에는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해야 하는 거 아닌가.”



-집단적 자위권도 정당하다는 뜻인가.

“법률전문가가 아니라 헌법상 해석은 잘 모르겠지만 일본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려면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용인돼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현재의 평화헌법하에서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일본이 다른 나라를 보호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수년 전 동티모르에서 일본 자위대 공병부대가 한국 보병부대의 보호 아래 작전을 수행한 적이 있다. 때로는 자위대 대원들이 위험에 빠진 한국군 장병들을 구해야 할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일본 헌법에 손발이 묶여 한국군을 돕지 못한다면 좋겠는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가 가끔 잘못된 발언을 하지만 즉각 잘못을 수정하지 않았나. 침략이란 가치중립적인 표현이다. 미국도 이라크를 침략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침략은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물리적인 행동이다. 따라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문제는 그 이유가 정당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다. 침략행위는 주변국에 대한 잘못이고, 일본에 대해서도 그릇된 일이었다. 과거 역사를 모두 긍정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 100% 부정적으로 생각해도 안 되긴 마찬가지다. 역사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진실은 양극단의 중간에 있기 마련이다. 아베는 그런 점을 고심해야 한다.”



-독도 때문에 한·일 간 무력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0%다. 두 나라 공군 간에 이미 핫라인이 개설돼 있고 양쪽 다 레이더를 통해 상대방 비행기의 움직임을 완벽히 파악한다.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핫라인 수화기를 들면 상대방이 즉각 대답하게 돼 있다. 다만 감정이 격한 양측의 시민운동가들이 문제를 일으킬 공산은 있다.”



-한·중·일 세 나라 간 갈등을 줄이려면.

“일본 사관학교에서는 한국·중국에서 보낸 생도들이 반년 또는 1년씩 공부한다. 이들은 서로 어울리며 의견을 교환하도록 돼 있다. 얼마 전엔 남중국해 영토 문제와 관련해 토론회가 열렸는데 한 일본 생도가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걸 중국 생도가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그러면서도 설득력 있게 대답했다. 그걸 들은 일본 생도들은 다른 곳에 가서 중국 동료의 주장을 전해준다고 한다. 참으로 감동적이지 않은가.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면 자연스레 갈등은 줄어든다.”



-동북아의 안보상황은 어떻게 변할까.

“주목해야 할 점은 군사적으로 옛날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는 거다. 과거에 이웃 나라의 군대란 숙명적으로 싸워야 하는 적(敵)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젠 다투기보단 서로 손잡고 협력해야 하는 파트너로 변모했다. 초대형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필리핀을 돕기 위해 일본을 포함, 세계 각국이 군대를 파견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을 휩쓸고 간 뒤엔 한국과 중국이 구조대를 파견했다. 분쟁지역 평화 유지와 재난 구호를 위해 각국 군대가 협력하는 시대가 열린 거다. 이런 변화가 동북아 평화 정착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 중앙선데이 베이징=남정호 국제선임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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