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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10년, 길게는 25년 가족처럼 생활 핏줄만큼 닮은 정치 스타일 맞춤 보좌





부자·모자 의원 代 이어 모시는 보좌관들

새누리당 김세연 제1사무부총장(41·재선·부산 금정), 같은 당 이재영(38·초선·비례대표) 중앙청년위원장 겸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장, 민주당 정호준(42·초선·서울 중구) 원내대변인.



이들은 30·40대의 젊은 초·재선 의원임에도 각 당에서 주요 당직을 맡았다는 점 외에 공통점이 있다. 모두 ‘2세 정치인’이라는 거다.



김세연 의원의 선친은 김진재(5선) 전 의원이고, 3선 의원을 지낸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장인이다. 이재영 의원의 어머니는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도영심 전 의원이고, 그의 의붓아버지는 권정달(3선) 전 의원이다. 도 전 의원은 1993년 권 전 의원과 재혼했다. 정호준 의원은 부친(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5선)과 조부(정일형 전 외무장관·8선)에 이어 3대째 의원을 하고 있다. 이들은 19대 국회에서 활동 중인 14명의 2세 정치인 중에서도 ‘젊은 피’에 속한다.



이들 뒤엔 베테랑 보좌관들이 있다는 점도 같다. 각각 부모 의원 때부터 보좌했던 이들이다. 김세연 의원실의 심중선(39) 보좌관, 이재영 의원실의 이동은(47) 보좌관, 정호준 의원실의 정영석(53) 보좌관이다. 짧게는 10년(심중선), 길게는 25년(정영석)의 인연을 자랑한다.



중·고교생 시절부터 지켜본 인연도

세 명 모두 처음부터 이들 집안과 인연이 있던 건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우연찮게 주변의 소개 등으로 부모 의원의 비서관 또는 보좌관을 맡은 게 시작이었다. 그러다 신뢰를 쌓고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의원의 자녀’로 오랫동안 지켜봐온 아들들이 국회에 입성하자 자연스럽게 돕게 됐다. 다음은 각자의 사연.



“13대 국회 때인 88년부터 정대철 전 대표를 모셨다. 동교동계에서 활동하던 (대학 선배) 훈이형(설훈 의원)의 소개가 있었다. 이후 반기문 외교부 장관 보좌관을 잠깐 하긴 했지만 지난 25년간 거의 정 전 대표와 함께했다. 원외일 때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일 때도 모셨다. 정호준 의원은 중·고등학생일 때부터 봤다. 정 의원은 본래 정치할 생각이 없었는데 저소득층을 위한 재능 기부 등을 제도화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정치의 역할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2012년 총선 때부터 정 의원을 도왔고, 정 의원이 당선된 뒤 국회 경험이 있는 이들 위주로 보좌진을 구성하면서 함께 일하게 됐다.”(정영석 보좌관)



“아는 언론사 선배의 추천을 받아 89년에 도영심 전 의원의 비서관이 된 뒤 2년 반 동안 일했다. 처음엔 신문 스크랩부터 시작했는데 점차 신임을 받아 보좌관이 됐다. (96년 치러진) 15대 총선 때는 도 전 의원의 소개로 권정달 전 의원의 선거를 도왔고, 1년 반 정도 권 전 의원의 보좌진으로도 일했다. 이후 공공기관 등에서 일했는데, 19대 총선 때 이재영 의원의 비례대표 당선이 확정된 밤 12시쯤 도 전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재영이가 비례대표 됐으니 (보좌관으로 일할) 준비하라’고. 이 의원은 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봤다. ‘못하겠다’고 토를 달 수 없었다.”(이동은 보좌관)



“2000년 당시 김진재 최고위원실에서 낸 채용공고를 보고 7급 비서가 됐다. 4년간 함께 전국 행사를 돌고 밥 같이 먹고 전화 받으며 김 전 최고위원을 모셨는데 16대 국회가 끝난 뒤에도 김 전 최고위원의 회사(동일고무벨트)에서 홍보 일을 했다. 2005년 김 전 최고위원이 세상을 떠나고, 본래 정치할 생각이 없던 김세연 의원이 부친의 지역구(부산 금정)가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것을 보고 2008년 총선 출마를 결심하면서 돕게 됐다. 뿔뿔이 흩어졌던 옛날 멤버와 조직을 모아 선거 준비를 했다.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의원의 선거 구호는 ‘김진재 아들 김세연, 금정을 지켜라’였다. 그렇게 해서 김 의원도 6년째 모시게 됐다.”(심중선 보좌관)



이들은 부자?모자 의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핏줄은 속일 수 없어서인지 정치 스타일도 닮았다고 한다. “김진재 전 최고위원과 김세연 의원은 모두 기업인 출신이어서인지 매우 꼼꼼하고”(심중선 보좌관), “도영심 전 의원과 이재영 의원은 다 일벌레 스타일로 국제기구 일을 해서인지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고”(이동은 보좌관), “정대철 전 대표와 정호준 의원은 ‘이건 지켜야 한다’는 원칙과 고집이 있다”(정영석 보좌관)고 한다.



다만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른 데서 오는 차이는 있다고 한다. 김진재 전 최고위원, 정대철 전 대표는 당 중진이자 지도부로서 책임감이 있었지만, 아들들은 초·재선이다 보니 “지도부의 당 운영 방식에 오류가 있으면 쓴소리를 하거나 쇄신을 주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심중선 보좌관)는 게 다르다.



“부모 이름 생각해 한 번 더 고민”

달라진 정치 환경도 보좌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영석 보좌관은 “과거엔 소속된 당이 달라도 의원들끼리 친했는데 요즘은 여야 의원끼리 만나려면 당내 눈치를 봐야 한다”며 “여야 모두 나라를 위해 대화하거나 토론하며 정국을 풀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깃발을 꽂은 뒤 그에 따르지 않으면 배신자가 되는 분위기”라고 평했다. 심중선 보좌관도 “10년 전만 해도 의원들끼리 상시 경쟁 구도는 아니었다”며 “요새는 재선 의원이 3선 의원에게 반기를 든다. 상임위원장직을 놓고 경쟁한다거나 누가 먼저 법안을 내느냐로 경쟁한다”고 팍팍해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 변화에 따라 의원들에게 조언하는 내용도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보좌관은 아무리 경력이 쌓이더라도 ‘의원의 그림자’로서 도와야지, 앞에 나서 목소리를 내는 건 과거나 지금이나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조심스러워했다.



이들은 2세 정치인에 대해 ‘권력을 세습한다’고 보는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영석 보좌관은 “권력을 세습한다는 표현부터 적절치 않다. 기본적으로 선거를 거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2세 정치인들이 부모의 조직·인맥이란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아 정치를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를 하기까지 다른 이들보다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일찍부터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정치인의 자녀’로서의 삶을 힘들어하고, 정치와는 거리를 두려 하다 “아버지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김세연 의원), “국제기구에서 일하다 당의 요청을 받고”(이재영 의원), “기부와 사회적 기업의 제도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정호준 의원) 부모의 길을 뒤따르게 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2세 정치인들은 부모의 이름을 생각하면 항상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정영석 보좌관은 “다른 초선 의원들은 튀는 행동도 많이 하지만 2세 정치인은 집안에 욕을 먹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동은 보좌관도 “2세 정치인은 어렸을 때부터 정치하는 걸 보고 자란 데다 부모의 이름을 고려해 ‘더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재영 의원이 만나는 사람마다 90도로 인사하는 것도 그런 영향”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일단 정치를 시작한 이상 ‘부모 의원 못지않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뛴다는 게 이들이 전하는 2세 정치인의 모습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 중앙선데이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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