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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이정희, 무죄 주장하자 … 방청석서 "북한 보내"

12일 이석기 의원 공판이 열린 수원지법 앞에서 보수단체(왼쪽)와 진보단체(오른쪽)가 시위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재판에서 이 의원이 변론을 하는 도중 탈북자 방청객이 소리를 지르다 제지당하는 장면. 취재기자의 묘사를 바탕으로 본지 김회룡 화백이 그렸다. [김형수 기자]

“이석기 의원은 지하혁명조직(RO·Revo lution Organization) 비밀회합을 통해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내란을 음모했다.”(검찰)

 “RO는 실체가 없다. 국가정보원이 만들어 낸 상상 속 조직이다.”(이 의원 변호인단)

 12일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 110호 대법정. 이곳에서 열린 이석기(51)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첫 공판에서는 검찰과 이 의원 변호인단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법정에는 수원지검 공안부 최태원(43) 부장검사를 비롯한 8명의 검사와 변호인단 16명이 총출동했다. 이 의원은 흰 와이셔츠에 검은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홍순석(45)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다른 피고인 6명과 함께였다. 이 의원은 방청석을 둘러보며 피고인 가족들에게 목례를 한 뒤 검찰 측에도 인사를 건넸다.

 재판은 파워포인트를 동원한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RO를 “대한민국을 적으로 삼고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며 현 체제를 전복하는 국헌 문란의 목적을 가진 비밀지하혁명조직”이라고 규정했다. 이 의원을 RO의 총책,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다른 피고 6명은 RO의 간부라고 했다. 검찰은 “이 의원 등이 올 3월 북한의 정전협정 폐기를 ‘혁명의 결정적 시기’로 보고 지난 5월 10일과 12일 비밀회합을 열어 서울 혜화동 통신시설 등 국가기간시설을 타격하는 구체적 모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정희(44) 통진당 대표가 직접 반론을 펼쳤다. “내란음모 및 선동죄가 적용되려면 국헌 문란의 목적이 뚜렷하고, 내란음모 주체가 분명히 조직돼 있으며, 수단·방법·시기가 특정돼야 하는데 검찰의 공소사실엔 이런 내용이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정부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국헌 문란 목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또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70시간 분량의 녹음파일과 녹취록에 대해 “제보자가 국정원 지시를 받아 수집한 불법 증거”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영장을 발부받아 녹음한 파일에 대해서도 “당사자 간 대화가 아니라 강연과 토론처럼 영장 범위를 벗어난 대상이 녹음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

 개인 변론 차례가 되자 이 의원은 A4용지를 꺼내 10분간 읽어내려갔다. 그는 5·12 비밀회합에 대해 “경기도당의 요청을 받아 한 강연”이라며 “북의 남침 상황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법정 안팎에선 크고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 일부 탈북자 방청객이 변호인단과 피고인들에게 욕설과 고성을 해 2명이 강제 퇴장됐고, 3명은 법정모독죄로 감치(監置) 3일에 처해졌다. 감치란 법정에서 소란을 피운 이를 구치소 등에 가두는 것을 말한다. 한 탈북 여성은 이 대표가 무죄를 주장할 때 “통합진보당 다 끌어내려. 저XX 북한으로 보내”라고 소리쳐 퇴장 명령을 받았다. 다른 탈북 남성은 이 의원이 “검찰 기소 내용을 보면 마치 (내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한 것처럼 돼 있다”고 하자 “그렇다. 이XX야. 말하는 것도 북한(사람)처럼 하지 않냐”고 해 즉시 퇴장과 함께 감치됐다. “이석기 사형(선고) 안 하면 나라 망합니다”라고 말한 남성도 같은 처분을 받았다.

 법정 밖에선 재판 한 시간 전부터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은 ‘통합진보당 해산, 이석기 엄벌’ 등을 주장했고, 통합진보당 당원 등 진보단체 회원 100여 명은 ‘국정원 규탄, 이석기 석방’을 요구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이날은 국정원 수사진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수원=윤호진·김기환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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