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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엿들은 오바마, 해외 갈 땐 '도청방지 텐트' 챙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011년 3월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방문 때 도청 차단 텐트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 등과 리비아 공습에 대해 전화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윌리엄 데일리, 오른쪽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 토머스 도닐런. [사진 백악관]


2011년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당시 백악관은 보기 드문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대통령 숙소인 리우데자네이루의 호텔 스위트룸 한쪽에 쳐져 있는 푸른색 텐트 사진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안에서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과 하루 전 시작된 리비아 공습에 관한 비밀 전화를 주고받았다.

소음 일으키고 폭발물에도 견뎌
1990년대 후반 CIA 국장 처음 써
오바마 전화는 비화기능 블랙베리



 텐트의 정체는 ‘특수 칸막이 정보시설(SCIFs)’로 불리는 보안 장치였다. 이 텐트에는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도청을 차단하기 위해 소음을 일으키는 장치가 설치되고 도청을 방지하는 비디오폰이 갖춰져 있다. 막 자체가 특수 천으로 돼 있어 밖에선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도 없고 폭발물에도 견딜 수 있다. 창가 쪽에서 먼 곳에 설치되며 텐트 안에는 특별히 인가된 인사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를 방문할 때 챙기는 필수품 중 하나가 도청방지용 텐트”라며 “대통령이 극비 문서를 읽거나 참모들과 민감한 대화를 나눌 때는 반드시 이 텐트 안에서 한다”고 전했다. 미 정보기관이 각국 정상들을 도청한 사실이 폭로됐지만 정작 미국은 도청을 당하지 않기 위해 백방의 노력의 기울여온 것이다.



 실제 미국은 오래전부터 도청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냉전 시대에는 도청을 막기 위해 주로 대통령의 숙소 벽이나 조명장치 등에 감시 장비를 설치했다. 하지만 호텔 등을 향해 무선신호를 쏴서 도청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예 이동식 도청 방지장치가 등장한 것이다.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은 “미국은 언제 어디서든 목표가 되고 있다”며 “중국이나 러시아, 중동 국가들로부터 있을 감시에 대비해 최대한의 예방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청 방지용 텐트의 사용자는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600~700쪽에 달하는 미국의 보안 매뉴얼에 따르면 국무·국방장관은 물론이고 의원이나 외교관 등도 해외 출장 중일 때는 반드시 도청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돼 있다.



 미국이 도청방지용 텐트를 사용한 건 1990년대 후반 조지 테닛 CIA 국장(1997~ 2004년)이 처음이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야세르 아라파트(2004년 사망)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비밀회담을 위해 테닛 국장을 특사로 보낼 경우가 많았다”며 “테닛 국장은 당시 도청방지 텐트를 애용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자주 사용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이 다우닝가에 있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만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문제를 상의할 때면 늘 소규모 이동식 SCIFs 안에서 했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청방지용 텐트의 가격은 1평방피트(0.09㎡)당 200달러(21만4000원)에서 5000달러(535만7500원)까지 다양하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대통령이나 장관 등 최고위급이 아닌 경우에는 텐트 대신 한 단계 아래인 소규모 전화 부스 등을 설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도청방지 텐트와 별도로 해외 순방 때면 비화 기능이 있는 블랙베리폰을 사용한다. 미국의 관리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여행할 때 절대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교육받는다. 도청당할 수 있는 만큼 노트북 등도 미국에서 쓰던 것 대신 새로 제공되는 것을 써야 한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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