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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충청권 의원 늘려라? … 전체 의원 수 줄인다면 찬성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입담 좋기로 유명한 원로 소설가에게 얻어들은 재담이다. 우리나라 군대 신병훈련소의 시설·제도는 훈련병들의 출신 도(道)에 따른 기원이 제각기 있다는 얘기다. 먼저 밤 10시 직전 일제히 치른 뒤 전등 끄고 무조건 잠자리에 들게 하는 일석점호. 경상도 출신 때문에 생겼단다. 하도 시끄러워서. 부대 주변의 철조망은 전라도 병력 때문에 만들었다. 호남 곡창지대 출신이라 적어도 굶지는 않았는데, 입대 후 초창기 군대의 부실한 배식 탓에 허기에 시달리다 고향 가려고 달아나는 이들이 생겨서다. 선착순? 충청도 출신 탓이다. 하도 느려서. 옛날 군대에서 문맹자를 위해 설치한 ‘가갸학교’는 강원도 청년들이 원인을 제공했다. 다른 도에 비해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까막눈이 너무 많아서.



 충청도의 이미지를 ‘느리다’고 보는 농담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그 유명한 “아부지~ 돌 굴러가유~~”를 포함해 말이다. 반면 어리숙해 보이지만 실은 세상 이치에 빠삭하다는 비유도 적지 않다. 충청도 장터에서 촌티 물씬 풍기는 아주머니가 잡종 강아지 대여섯 마리를 큰 바구니에 담아 팔고 있었다. 서울 강남에서 온 잘 차려입은 부인이 지나가다 보니 바구니 곁에 놓인 개 밥그릇이 그 귀한 조선시대 상감백자 대접 아닌가. 부인이 강아지 가격을 물으니 마리당 100만원. 터무니없이 비쌌지만 두말 않고 현찰로 값을 치렀다. 그러곤 아무 일도 아니란 듯이 “저, 그럼 개 밥그릇은 덤으로 주는 거죠?” 바로 돌아온 충청도 아주머니의 대답. “냅둬유! 저 그릇 덕에 오늘 강아지 50마리나 팔았슈.”



 외국에도 국가·지역 간 차이를 놓고 서로 비틀고 꼬집는 농담들이 많다. 우리도 출신지를 도마에 올리는 술자리 유머가 적지 않지만, 한편으로 고 오영수 작가의 ‘특질고’ 파문(1979년)을 생각하면 조심스러운 영역이기도 하다. 자칫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지역 구도에서 그동안 일종의 중립적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던 충청도는 올 들어 호남보다 인구가 많아지면서 변수에서 상수로 정치적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영·호남 시대가 아니라 영·충·호 시대’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게 됐다. “국회의원이 왜 호남보다 5명이나 적나”는 목소리도 크다. 새누리당 소속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권 의석수를 늘려 달라는 요구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인구비에 따른 의석수 조정은 원론적으로 맞지만, 그렇다면 전체 의원 정수는 어떻게 되는지 반드시 따져야 한다. 국회의원은 외환위기 이후인 16대 국회가 273명이었다가 17대에서 299명으로, 다시 300명(현 19대)으로 야금야금 늘어났다. 어디에서 양보할 것인가. 아마 의원들은 양보 말고 300명 선을 넘길 궁리부터 하고 있지 않을까.



노재현 논설위원·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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