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현대차 노조, 생산효율성부터 올려라

현대차 노조가 중도실리노선을 내건 이경훈 후보를 새 위원장으로 뽑았다. 그는 2009년부터 3년 연속 무파업을 기록한 인물이다. 하지만 ‘온건파’라는 표현은 ‘강경파’와 비교할 때 그렇다는 의미다. 그는 3년간 무파업을 이끌면서 단단히 실속을 챙겼다. 격렬한 파업으로 막대한 생산차질을 빚은 2012년·2013년에 버금가는 임금인상 효과를 누렸다. 무파업의 대가로 매년 30~40주씩 주식을 챙겼으며, 노조원 자녀들에 대해 정규직 세습방안도 관철시켰다. 새 노조집행부가 실제 어떤 길을 걸어갈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외환위기 이후 현대차의 경영실적은 나아졌지만 국내 이미지는 나빠졌다. 노조는 비정규직과 해외근로자 등골을 빼먹는 ‘귀족 노조’의 낙인이 찍혔다. 현대차도 협력업체들을 쥐어짠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현대차 노사는 부인하고 싶겠지만, 불편한 진실이다. 노조원 4만7000여 명을 거느린 세계 5위의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다. 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일이 현대차와 새 노조집행부의 숙제다. 이런 멍에를 벗어던지지 않으면 사회적 고립을 피할 수 없다.



 현대차 노사는 2009년 6월 1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00년간 군림해온 미국 GM이 파산신청을 한 날이다. 미국 언론들은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에다 소비자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외면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해고자에게 5년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고, 퇴직자들에게 100조원이 넘는 연금·건강보험료를 쏟아부었으니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경쟁력을 잃은 대가는 쓰라렸다. 공적자금을 수혈받는 대신 GM은 2만9000명의 직원을 잘라내야 했다. 한번 지옥을 맛본 노조의 입장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 자동차 노조의 킹 위원장은 “노사는 적이 아닌 동맹”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회사가 사업을 키우고 수익을 더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선언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노동생산성이 얼마나 나쁜지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도요타나 포드는 물론 현대차의 해외 공장들과 비교해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해마다 기록적인 임금인상에다 상처뿐인 파업이 불러온 결과다. 물론 단체협상은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할 일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갉아먹는 무분별한 노사갈등이 반복되면 현대차의 지속적인 생존은 장담할 수 없다. 노사관계가 악화되면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도 곤두박질하게 된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그 중요한 분수령의 하나가 노사관계다. 강성노조의 프랑스는 세계4위 자동차 대국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노사갈등으로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겠다고 나섰다. 이에 비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독일 업체들은 순항 중이다. 노사가 손을 맞잡은 미국 업체들도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현대차의 새 노조도 고민해야 한다. 지난 10여 년처럼 노사관계가 역주행을 거듭하면 미래는 없을지 모른다. 당연히 고민의 첫 단추는 바닥을 기는 노동생산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에서 시작돼야 할 것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