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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헤매는 한국 육상, 절박감 느껴야 경쟁력 생겨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 육상은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지금이 바닥이다. 끝이 언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국가대표 확 줄여 100명 → 25명
좋은 지도자 육성, 개혁 첫발

 한국 육상이 10년 가까이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오동진(65)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5년째 연맹 회장직을 수행 중인 그에겐 자책일 수도 있다. 그는 말을 이어 갔다. “관행과 패배의식 때문이다. 좋은 기록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겠단 생각이 없었다. 현실을 외면한 채 기록보단 전국체전이나 도민체전 같은 국내대회 순위에만 몰두해 왔다.”



 2009년 육상연맹 회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그는 평생을 삼성맨으로 살았다. 신입사원 출신으로 사장까지 오른 성공한 세일즈맨이었다. 육상과는 관계없는 삶을 살았다. 그랬던 그가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육상계에 전례없는 구조조정 폭풍이 몰아쳤다. 100명이었던 국가대표를 4분의 1인 25명으로 줄인 게 파장이 컸다.



지난 8일 그를 서울 서초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 회장은 중앙일보와 공동 개최한 중앙서울마라톤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육상 저변 확대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 했다.



 - 대표선수 구조조정 때 반발이 심했을 것 같다.



 “선수들 수당도 걸려 있으니까. 대한체육회에서도 괜찮겠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원로들의 반발도 엄청났다. 하지만 그대로 둘 순 없었다. 국내대회 순위에 안주한 채 국가대표 타이틀만 갖고 있어선 안 된다. 국가대표는 말 그대로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긍심과 실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꼭 모든 종목에서 대표가 나오지 않아도 된다.”



 - 부담이 되진 않았나.



 “내 일이 됐으니까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뒷말이 나오지 않는 투명한 개혁이 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회의 내용도 모두 공개했다. 매주 한 차례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회의록 전문을 e메일로 전국 각 지부에 발송했다.”



 - 개혁의 초점은 뭔가.



 “좋은 지도자 육성하기다. e러닝 센터를 구축해 육상 코칭기술의 표준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선수들이 지도자의 능력을 판단할 근거도 되고 더 좋은 지도법을 찾는 도구도 될 수 있다. 젊고 열정있는 지도자들은 해외로 연수를 보내거나 뛰어난 해외 지도자들을 초청해 국내 연수 기회를 줬다. 좋은 지도자 아래 훌륭한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오 회장이 지도자와 선수들을 해외로 보내는 건 단순히 ‘배워 오라’는 의미만은 아니다. 국내에서 서로 지적하면 반목만 깊어질 수 있으니 해외 일류코치들에게 따끔한 지적도 받고 신선한 경험도 하라는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한국 육상은 지금 바닥인데도 절박감이 부족하다. 다른 종목에 비해 훈련량도 적다. 삼성전자는 ‘기쁨을 나누는 건 나노세컨드(10억분의 1초, 반도체 업계에서는 머리카락의 1만분의 1 길이인 ‘나노미터’란 용어를 자주 쓴다)로 충분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성장했다. 절박감을 느껴야 경쟁력이 나온다. 한국 육상에 절박감을 심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글·사진=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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