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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음악은 당대의 것이라 현대적 … 바흐 곡도 어제 작곡한 것처럼 연주

2018년 이후 런던 심포니 지휘자로 떠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래틀은 직답을 피했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아담한 몸피에 곱슬 더벅머리를 한 지휘자 사이먼 래틀(58)은 경(卿)이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소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고 2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래틀은 11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을 지닌 한국 청중들과의 만남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인사했다.



2년 만의 내한 지휘
베를린 필 사이먼 래틀

 “연주곡목은 음식에 비유하면 딱 맞아 떨어진다. 이번 내한 공연에 내놓을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7번이 서정적이고 친숙하며 느낌 좋은 정찬이라면, 불레즈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노타시옹’은 맵고 자극적인 양념의 김치랄까. 미술로 보면 불레즈의 곡은 칸딘스키나 미로의 밝고 색채감 넘치는 그림, 브루크너의 대작은 렘브란트의 음영 짙은 이미지다. 두 곡은 서로 배어들어 균형을 이룬 맛을 완성한다.”



 래틀은 지난 2002년 베를린 필하모닉 사상 첫 영국 출신 상임지휘자로 취임해 토머스 아데, 브리튼, 엘가 등 영국 현대 작곡가의 곡으로 레퍼토리 확장에 큰 구실을 했다. 3B로 묶이는 베토벤, 브람스, 브루크너 일색에서 벗어난 신선한 프로그램을 짜 교향악단을 젊고 도전적인 21세기형으로 키운 그의 정신을 물었다.



 “모든 음악은 당대의 것이란 점에서 현대적이다. 바흐 작품은 어제 작곡한 것처럼, 진은숙과 불레즈의 곡은 수세기 전부터 내려온 것처럼 연주함으로써 우리는 오늘날 클래시컬 뮤직이라 부르는 것의 종합을 이뤄냈다. 최근 20~30년 사이에 현대음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젊은 작곡가들은 예상할 수 없을 지경으로 장르의 한계를 초월한 다양하고 가능성 많은 작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 래틀은 베를린 필과 약속한 2018년까지만 지휘하고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음악계에 화제를 뿌렸다. 그가 부임한 뒤 베를린 필의 공연 실황을 인터넷 중계로 볼 수 있는 ‘디지털 콘서트홀’, 청소년과 가족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음악의 민주화를 이룬 점에 높은 점수를 주는 청중은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2018년까지는 5년이란 긴 시간이 남아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베를린 필과 이루고 싶은 것이 아직 많고 제한된 시간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니 오히려 축복이다. 내가 예순네 살이 됐을 때도 나를 원할지 묻고 싶다.”



 함께 자리한 악장 다이신 카지모토, 첼로 수석 울프 마이어 등에게 ‘상임지휘자의 능력을 평가해 달라’는 기자 질문이 이어지자 래틀은 테이블보 밑으로 허둥지둥 숨는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이어가 “그는 왜 우리가 이 곡을 연주하고, 어떤 목적으로 음악을 만드는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의 훌륭한 파트너”라고 설명하자 래틀은 볼이 발그레해져 미소지었다. 그는 11일 공연 리허설을 준비하러 일어서며 “1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입장권은 좀 남아있으니 라이브 음악을 즐겨 달라”고 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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