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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까르띠에의 진짜 명품은 여자다"

스타니슬라스 드케르시즈 까르띠에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항상 까르띠에 시계를 직접 차고 다니며 모델을 자처한다. 그는 지난달 프랑스 도빌에서 한 인터뷰에서 “까르띠에처럼 세상에 변화를 주는 기업을 키우고 싶다”고 여성창업 지원 이유를 밝혔다. [사진 까르띠에]
지난달 18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약 200㎞ 떨어진 프랑스 동북부 해안도시 도빌의 루아얄 바리에(Royal Barriere)호텔. ‘까르띠에(Cartier) 여성 창업 어워드’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결선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스타니슬라스 드케르시즈(56) 까르띠에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그는 짙은 색 정장에 까르띠에 최신 시계 를 찬, 영화배우를 방불케 하는 ‘패셔너블’한 차림이었다. 그는 7년 전 여성 기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까르띠에 여성 어워드’를 제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까르띠에도 166년 전엔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이었습니다. 까르띠에처럼 세상에 변화를 주는 기업을 키우고 싶습니다.”

 프랑스 보석·시계 회사 까르띠에는 보석상에서 숙련공으로 일하던 루이 프랑수아 카르티에가 1847년 독립해 세운 작은 공방에서 출발한 세계 최고의 명품 보석·시계 업체다. 까르띠에가 속한 프랑스 리치몬드 그룹은 세계 2위의 럭셔리 그룹이다. 명품 보석 회사가 여성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유가 궁금해 그것부터 물었다.

 -까르띠에와 창업 지원, 어떤 연결고리가 있나.

 “여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창의성과 열정,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 개척자·기업가·장인 정신은 까르띠에가 1847년 창업했을 때부터 중시한 가치다. 스타트업 기업들도 이런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까르띠에가 개척자인가.

 “오늘날 우리가 차는 손목시계는 까르띠에의 발명품이다. 100년 전 사람들은 시계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창업자의 손자인 루이 카르티에는 친구인 파일럿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이 ‘비행할 때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보는 게 불편하다’는 불만을 듣고 손목에 차는 시계라는 해법을 내놓았다. 시계가 사람의 손목으로 옮겨진 것은 1904년 산토스 시계가 처음이다. 지금은 흔한 소재가 됐지만, 플래티넘을 보석에 처음 쓴 것도 까르띠에다. 최근에는 무브먼트가 보이지 않는 ‘미스터리 시계’를 내놓아 한 단계 혁신을 했다. 까르띠에의 개척 정신, 기업가 정신이 인류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었다.”(※까르띠에의 모든 작업은 보석과 재료가 지닌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자연광을 이용한 스튜디오에서 이뤄진다.)

‘여성 창업 어워드’ 결선 진출자들이 드케르시즈 회장으로부터 경영 노하우를 듣고 있다. [사진 까르띠에]
 까르띠에는 세계 경제위기에도 꾸준히 성장 중이며, 보석과 시계에서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꼽힌다. 전 세계 300여 곳의 부티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까르띠에가 속한 프랑스 명품그룹 리치몬드는 그룹 소속 개별 브랜드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에선 리치몬드 그룹의 전체 매출 101억5000만 유로(약 14조5000억원)의 절반, 영업이익 24억2600만 유로(약 3조5000억원)의 3분의 2를 까르띠에가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

 드케르시즈 CEO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고객들은 신뢰할 수 있는, 가치를 주는 제품을 알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과 도전 정신, 창의성을 바탕으로 탁월한 품질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영속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왜 여성을 지원하나.

 “창업에서 여성과 남성 간에 격차가 크다. 중국 격언 가운데 ‘하늘의 절반을 여성이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현실은 기업가 100명 가운데 남성이 70명, 여성이 30명이다. 까르띠에는 직원의 61%가 여성이고, 그중 49%가 매니저급이다. 여성 기업가를 키우기 위해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 어떻게 기업가를 키우겠다는 건가.

 “이제 막 시작하는 여성 기업가들에게 경영 수업을 해 주고, 재정적 지원을 하며, 멘토 역할을 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그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자기가 하는 사업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역대 결선 진출자들과 심사위원단, 전문가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여성이 사업하면서 맞닥뜨리는 장애물을 넘도록 돕고 있다. 7년간 100개 넘는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직·간접적 일자리는 1000개 넘게 만들어졌다.”

 -스타트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사람도 기업도 모두 태어날 때는 아기다. 누구도 거인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아기를 잘 키워야 큰 기업도 나오는 것이다.”

 올해 여성 창업 어워드 대회엔 세계 100개국에서 1800명 이상이 지원했으며 이 중 18명이 결선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폐기물 관리에서부터 건강 관리, 패션, 교육, 환경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들고 왔다. 결선 진출자들은 6박7일간 파리와 프랑스 동북부 해안도시 도빌에서 합숙하며 기업가·교수·컨설턴트·투자자·지식재산권 전문가·언론인 등 전문가들로부터 ‘특별 과외’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마늘로 만든 천연 접착제 제조업체를 창업한 이진화(37) 제이알 대표도 결선에 진출했지만 아깝게 6명의 최종 수상자엔 끼지 못했다. >> 동영상은 joongang.co.kr

도빌(프랑스)=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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