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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집에 이 나라와 이 도시, 그리고 내가 담겼네

서도호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1530×1283×1297㎝).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정체성을 탐구해온 서 작가의 집 설치작품 중 최대 크기다. 13일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복판의 ‘서울박스’에 설치됐다. 내년 5월 11일까지 전시된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옅은 청색 폴리에스터 천으로 만든 실물 크기 집 두 채가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미술관 건물에 매달려 있다. 속은 한옥, 겉은 3층 아파트다. 날아갈 듯 공중에 떠 있는 반투명한 집 너머로 미술관 창 밖 단풍과 조선시대 종친부(宗親府) 건물이 보인다.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일 문 열어



 13일 개관하는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관장 정형민) 중앙 ‘서울박스’에 설치된 서도호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다. ‘집’이 다섯 번이나 반복되는 이 작품 안팎을 거닐며 관객은 저마다의 ‘공간’에 대한 ‘무게 없는 추억’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안과 밖,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실재와 가상이 혼재된 초현실적 공간 말이다.



서도호 ‘집 속의…’ 등 개관 기념전 풍성



대만작가 리밍웨이의 ‘움직이는 정원’. 관객 참여형 설치 미술로 전시된 생화는 가져갈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조선 국왕의 친인척 사무를 담당했던 전통 한옥인 종친부, 1913년 일본군 수도육군병원으로 지어져 70년대 이후 보안사령부로 사용됐던 붉은 벽돌 건물, 그리고 아이보리색 테라코타와 유리 커튼월의 현대식 건물 등 서로 다른 시간과 역사를 품은 건물들이 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서도호씨는 “작품 의뢰를 받고 미술관의 역사적 맥락과 배경을 생각하다가 이 작업을 전시키로 했다. 내가 성장한 서울 성북동의 한옥, 처음 유학 가서 지낸 뉴욕의 아파트, 미술관의 서울 박스, 미술관 건물이 위치한 경복궁 종친부, 나아가 서울-. 관객들이 작품뿐 아니라 그것이 놓인 맥락을 확대해서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 국립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다채롭다. 5개 특별전, 국내외 작가 70여 명을 만날 수 있는 성찬이다.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 현대미술의 최첨단, 그리고 우리 근·현대사다.



 전자는 ‘연결-전개’전에서 두드러진다. 최은주 학예연구1팀장과 베르나르트 제렉세 독일 ZKM 수석 큐레이터, 앤 갤러거 영국 테이트 미술관 소장품 팀장 등 큐레이터 7명이 미술가 7명을 각각 선정해 3개 전시실에 선보인다.



 군수공장이 진지를 이루고 있는 지도 드로잉을 미술관 벽에 깨알같이 그려 ‘여전히 세계는 전쟁 중’임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온몸에 진흙을 바른 ‘머드맨’으로 분장해 반전 퍼포먼스를 벌이는 미국의 킴 존스(73), 전세계 도시에 대한 실시간 영상과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쌍방향 교류 설치 ‘1만개의 움직이는 도시들’을 내놓은 스위스의 마크 리(44) 등이다. 미술·건축·천문학·물리학 등의 융·복합 트렌드를 보여주는 ‘알레프 프로젝트’도 열린다.



 소장품 59점으로 6·25 이후 우리 주요 사건을 현대미술과 연결한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시대정신’은 서울대 정영목 교수가 기획했다. 이 미술관 자체를 전시 대상으로 삼은 ‘미술관의 탄생’은 지난 4년여 건립 준비기간을 기록한 흑백 사진, 사운드 아트전이다.



미국·스위스 등 국내외 70여 작가 참여



 보고 나면 현대 미술이 좀 어렵다 싶을 수도 있다. 대만 미술가 리밍웨이(49)는 전시장에 갈라진 아스팔트 같은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안에 생화 여러 송이를 꽂아놓은 작품 ‘움직이는 정원’을 내놓았다.



벽엔 ‘꽃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음에 가려던 행선지를 바꿔 다른 곳에서 모르는 이에게 그 꽃을 선물하십시오’라고 적었다. 관객이 꽃을 가져감으로써 완성되는 작품이다. 미술관은 내년 2월 28일까지 매일 새로운 꽃 100송이씩을 공급할 예정이다. 결국 예술은 선물이다.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열려 있고, 받고 나면 다소 책임이 생기며, 주고 받는 이들 사이의 기억을 공유하는-.



 모든 전시 통합 입장료 7000원. 매주 수·토요일 오후 6∼9시 무료 개방. 02-3701-9500.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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