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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선 벤츠 타고 코스요리 … 지방은 3인 이상 모임 금지

문수물놀이장 지난달 문을 연 평양 문수물놀이장. 10만㎡의 규모에 조성된 워터파크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공사현장을 7번 찾을 정도로 관심을 쏟았다.


지난주 방북 교포 사업가 목격담



태블릿PC로 메뉴 주문 지난 5월 개관한 해당화관은 태블릿PC로 메뉴 주문을 할 수 있다. 커피는 3~4달러, 철판요리는 70달러 수준.
지난주 방북한 교포 사업가 A씨는 평양 중심가 창전거리에서 과거와 달라진 장면을 목격했다. 해맞이식당이란 간판이 걸린 건물 내 커피숍에 외국인은 물론 북한 주민까지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들고 인터넷 검색에 열중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11일 “마치 서울 시내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며 “평양에도 서구식 카페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들러 커피를 마시고 ‘강냉이튀기’(팝콘)를 즐겼던 곳이라는 설명을 여종업원으로부터 들었다. 지난 5월 문을 연 해당화관은 ‘판형컴퓨터(태블릿 PC)를 이용해 메뉴를 보고 주문을 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2층 불고기식당은 1인분이 70달러에 이르지만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라는 게 A씨의 전언이다.



폴크스바겐 택시 독일 폴크스바겐사의 중고 차량을 수입해 쓰고 있는 택시. 평양에는 최근 택시가 1000여 대로 크게 늘어 24시간 영업 중이다.



 그는 “평양 시내에 택시가 크게 늘어난 게 가장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과거 80여 대에 불과했던 택시는 김정은 집권 이후 300대로 늘었고 올가을 들어 700대를 추가했다고 한다. 24시간 운행하는 평양 택시는 1㎞ 주행요금이 북한돈 500원으로 버스요금(50원)에 비해 비싸지만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고층아파트 건축 붐이 일면서 자본주의식 분양 방법도 나오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2만~6만 달러로 일반주민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가에 거래되지만 우리의 공인중개사무소에 해당하는 ‘거간’까지 등장했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 들어 달러 사용 제한이 완화되면서 평양에 몰린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달러 흡수 의도와 맞물려 편의·위락시설이 붐비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양 주민들의 생활은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이라고 한다. 지난 6일 대동강변에는 대낮인데도 중·노년층 주민들이 음악에 맞춰 흥겨운 춤판을 벌이는 경우도 목격됐다. 북한 안내원은 사진 촬영은 제지하는 대신에 “이런 모습을 외부에도 많이 알려달라. 그래야 우리 영상(이미지)도 많이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본주의 바람이 번지면서 그늘도 드러나고 있다. 다른 방북인사 B씨는 “평양 등 대도시에 매춘이 성행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평양 보통강호텔에서는 주말에 군부 장성이 벤츠 승용차에 가족들을 태우고 와 1인당 200~300유로(한국 돈 29만~43만원)짜리 코스요리를 먹고 면세점에서 고가의 양주와 여성복을 쇼핑하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한다.



 평양이 이처럼 흥성이는 건 김정은의 ‘특권층 챙기기’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미니 골프장이 갖춰진 대형 놀이공원인 능라인민유원지를 만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평양 외곽에 미림승마구락부를 개관했다. 10만㎡ 부지에 워터파크인 문수물놀이장도 문을 열었다. 강원도 원산에는 관광특구 조성을 내세워 11개의 코스를 가진 마식령스키장을 건설 중이다.



 지방은 이런 분위기와 대조적이라고 한다. 대북사업가 C씨는 “3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지는 등 긴장된 모습”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중 국경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남한 영화·드라마를 보거나 김정은 체제를 풍자·비판하는 영상물을 시청하는 건 공개처형까지 단행하는 등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는 폭등해 평양~원산 간 운임은 1만원에서 4만원으로 뛰었다. 살림이 어려워지자 길거리에 물건을 펼쳐놓고 파는 ‘메뚜기 시장’이 크게 늘고 있다. 곳곳에서 단속원과 “우리 식구를 대신 먹여 살릴 거냐”며 실랑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이 14개 지방 경제특구 개발계획을 밝혔지만 핵 개발과 대북제재로 외국 기업의 투자가 쉽지 않아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게 주민 반응이라고 한다. 조봉현 기업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돈과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권력기반인 평양 특권층을 우선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방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제대로 대응 못하면 불만 세력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영종 기자

사진 로이터·조선신보·방북 독자



북한 환율=공식적으로 달러당 140~150원 수준이지만 암달러 시세는 달러당 7000~8000원에 이른다. 근로자 평균 월급은 3000원 수준으로 공식환율 기준 20달러 정도지만 실제로는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해 쌀 1㎏(최근 시세 4800원)을 사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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