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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전셋값 딜레마 … 매매 늘어도 고공행진

8·28대책 이후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월세가 많이 늘어 전셋집이 귀해서다. 서울 잠실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서 시민이 매물 안내문을 보고 있다. [황의영 기자]


서울 봉천동의 전용 59㎡형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김모(40·서울 봉천동)씨.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을 담은 정부의 8·28대책이 나온 뒤 집을 사기로 마음먹고 인근에서 전용 84㎡형 아파트를 알아봤다. 자금 마련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사이 급매물이 빠지면서 싼 매물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가격은 1500만원가량 올랐다. 그는 자금이 많이 모자라는 데다 마음에 드는 집도 없어 구입을 포기하고 같은 크기의 전셋집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사이 전셋값도 2000만원 뛰었고 물건도 드물었다. 김씨는 “8·28대책 후 매매거래가 늘어나 전셋값은 좀 안정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셋값이 더 올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8·28 대책에도 전셋값 7년 만에 최고



전셋집 10%, 월세 전환에 전세난



 주택 전세시장이 딜레마에 빠졌다. 전세수요를 매매로 돌려 전셋값 불안을 진정시키려던 8·28대책의 기대와 달리 매매거래가 늘었는데도 전셋값 상승세는 오히려 더 거세졌다. 매매 활성화로도 잡기 힘들 만큼 전셋값 고삐가 풀린 것이다.



 정부의 예상대로 8·28대책 후 주택거래량은 늘었다. 국토교통부는 9월 수도권 아파트 1만8973가구가 거래된 것으로 집계했다. 9월(1만3028가구)의 1.5배 수준이고 전년 9월(9476가구)의 두 배다. 지난달 들어서는 더욱 증가했다. 실시간으로 거래량을 조사하는 서울시에 따르면 7522가구로 9월(4197가구)보다 79%, 지난해 10월(4026가구)에 비해서는 87% 급증했다. 10월 거래로는 집값이 급등하던 2006년 10월(1만6979가구)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가격도 상승세여서 서울 아파트 값이 8·28대책 후 지난 8일까지 1.07% 올랐다. 그런데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훨씬 더 높은 3.31% 상승했다. 8·28대책 후 현재까지 금호동 삼성래미안 전용 84㎡형이 1억원가량(35%), 독산동 한신 전용 89㎡형은 3000만원(17%) 뛰었다. 독산동 학사공인중개사무소 박재홍 사장은 “전세 대기자는 줄을 섰는데 전세물건이 달려 전셋집이 나오면 하루 이틀 새 나갈 정도”라고 전했다.



 전셋값 상승률은 8·28대책 후 갈수록 더욱 높아져 9월 1.29%, 10월 1.57%다. 10월 상승률로 2006년 10월(1.68%) 이후 가장 높다. 지난달 서울에서 2006년 이후 아파트가 가장 많이 사고 팔렸고 전셋값도 최고로 올랐던 것이다.



 전셋값 고공행진은 매매로 돌아서면서 줄어든 수요보다 전셋집 공급이 훨씬 부족하기 때문이다. 집 주인들의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선호로 임대로 나오는 집 중 전셋집이 크게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중 전세 비중이 올 초까지만 해도 80% 정도였으나 지난달에는 71%로 감소했다. 전셋집 열 집 중 한 집이 월세로 바뀐 것이다. 10월 서울에서 계약된 전·월세 아파트(1만1204가구) 기준으로 전셋집이 1000가구 정도 없어졌다. 잠실동 엔젤공인 신평준 사장은 “상반기보다 월세 물건이 20~30% 늘었다. 한 달에 전셋집이 5가구 나오면 월세는 7~8가구 된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인 월세이율이 떨어지는데도 월세는 증가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연초 연 10.44%이던 서울 월세이율이 지난달 연 9.84%로 내렸다. 월세이율이 내려도 전세보증금의 은행 이자(연 3% 수준)보다 월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인들은 월세를 원한다.



전세대출금 확대도 상승세 부채질



 전셋집의 주된 공급원인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넉넉하지 못하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올 10~12월 서울·수도권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가 2만7733가구로 4분기 입주량으로 2006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다. 전셋값을 안정시키기에 매매수요 전환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감정원 김세기 부동산분석부장은 “오랜 주택경기 침체 동안 쌓여 있던 급매물 정도만 거래된 뒤 매수세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전세대출금 확대도 전셋값 상승세를 부채질한다. 급등하는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기에 전세자금이 풍부한 것이다.



공급 늘리고 다주택자 규제 풀어야



 전문가들은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셋집 공급 확대와 전세수요 억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의 주택을 전셋집으로 활용할 수 있게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 주택 공급도 늘려야 한다. 한국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전세난의 주범이 방 2개 이상을 갖춘 중형주택”이라며 “공사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방 둘 이상을 갖춘 다세대주택 건축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아직도 상당한 매매 대기 수요가 8·28대책 후속조치를 지켜보며 매매시장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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